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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9.25)의 독서 말씀] 메마른 땅에도 다시 비가 내린다 : 요엘 예언서 (2,22-24.26)

제임스
21시간 41분전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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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은 땅은 갈라지고 풀은 누렇게 말라간다.

나무도 힘을 잃고 잎을 떨어뜨린다.
그런 땅을 바라보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싶다.

그런데 비가 내리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메마른 흙이 물을 머금고,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작은 싹들이 올라온다.
죽은 것처럼 보이던 나무에서도 새잎이 돋는다.


요엘 예언서가 말하는 황폐했던 땅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도 이와 같다.

“들짐승들아, 두려워하지 마라. 광야의 풀밭이 푸르고 나무가 열매를 맺으며…”

풀밭은 푸르게 변하고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타작마당에는 곡식이 가득하고 햇포도주와 햇기름이 넘쳐흐른다.

이 모든 변화의 시작에는 비가 있다.

“주님은 너희에게 비를 쏟아 준다. 이전처럼 가을비와 봄비를 쏟아 준다.”

농사 지어 보면 사람이 아무리 애를 써도 할 수 없는 영역이 있음을 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며 잡초를 뽑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있다.

그러나 비를 내리게 하고 햇빛을 비추며 씨앗 안에서
생명이 움트게 하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우리는 열심히 노력한다.

공부하고 일하며 미래를 준비한다.

그러나 살아갈수록 내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음을 발견한다.

좋은 사람을 만난 것, 뜻밖의 기회를 얻은 것,

어려운 순간 누군가의 도움을 받은 것, 다시 일어설 힘이 생긴 것.

돌이켜 보면 내 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다.

그것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면 은총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은총은 언제나 기적처럼 요란하게 찾아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메마른 땅에 조용히 내리는 비처럼,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삶을 적시고 다시 살아갈 힘을 주기도 한다.

 

오늘 말씀 가운데 가장 먼저 마음에 들어오는 말은 “두려워하지 마라.”

광야가 하루아침에 푸른 들판이 되는 것은 아니다.

비가 내리고,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이 피고, 열매가 익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삶의 회복도 마찬가지다. 힘든 일이 지나갔다고

곧바로 마음의 상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패 뒤에 다시 자신감을 얻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고,

멀어진 관계가 회복되는 데도 기다림이 필요하다.

 

지금 메말랐다고 이 땅이 영원히 메마른 것은 아니다. 요엘은 말한다.

이 말씀은 나이가 들어가는 삶에도 위로가 된다.

젊었을 때처럼 무엇인가를 크게 이루지 못해서 삶이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열매의 모습이 달라질 뿐이다.

젊은 시절의 열매가 성취와 성장이라면,

나이가 들어 맺는 열매는 경험을 나누는 일일 수도 있고,

누군가를 격려하는 말 한마디일 수도 있으며,

가족과 이웃에게 따뜻함을 남기는 일일 수도 있다.

하느님께서는 삶의 계절마다 다른 열매를 맺게 하시는지도 모른다.

 

“너희는 한껏 배불리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리라.”

배불리 먹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풍요가 감사로 이어진다.

앞서 잠언에서는 ‘충분함’을 묵상했다.

필요한 것을 부족하지 않게 갖되, 필요 이상의 것에 끌려가지 않고

이미 받은 것의 가치를 알아보는 것이 충분함이라고 생각했다.

요엘은 그 충분함의 근원을 보여 준다.

내가 가진 것이 충분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은 많이 가졌을 때가 아니라,

그것이 주어진 것임을 깨닫고 감사할 때다.

비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감사할 일이 없다.

곡식도, 포도주도, 기름도 내가 만들어 낸 것이라고 생각하면 감사할 이유가 없다.

내 노력 위에 수많은 도움과 조건과 은총이 더해졌음을 깨닫는 순간 삶은 달라 보인다.

그래서 풍요의 반대말은 반드시 가난만은 아닐 것이다.

감사할 줄 모르는 마음도 또 하나의 가난일 수 있다.

나는 지금 메마른 것만 바라보고 있는가, 작은 비도 바라보고 있는가?

삶에는 광야의 시간이 있고 비가 내리는 시간이 있으며 열매를 거두는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광야에서 절망하지 않고, 비가 내릴 때 그것을 알아보며,

열매를 거두었을 때 그것이 모두 내 힘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오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긴다.

메마른 땅에도 다시 비는 내린다.
그리고 비를 은총으로 알아보는 사람에게 풍요는 감사가 된다.

내 삶에도 이미 많은 비가 내렸을 것이다.

이제는 더 많은 것을 달라고 청하기 전에,

그동안 내 삶을 적셔 주었던 수많은 은총을 하나씩 헤아려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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