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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제 1 독서] 열쇠는 주인의 것이 아니다 : 이사야서(22:19-23)

제임스
2026-08-22 21:45 6 0
  • - 첨부파일 : 20.jpg (164.8K)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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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책을 맡게 되면 열쇠가 생긴다.

실제로 사무실 열쇠를 받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보이지 않는 열쇠를 받는다.
사람을 뽑을 수 있는 권한, 예산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
중요한 일을 승인하거나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이다.

그때는 그 열쇠가 내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 열쇠를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오늘 이사야서(22:19-23)에서 하느님께서는 궁궐의 시종장 세브나를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엘야킴에게 그 권한을 맡기신다.

나는 다윗 집안의 열쇠를 그의 어깨에 메어 주리니
그가 열면 닫을 사람이 없고, 그가 닫으면 열 사람이 없으리라.”

열쇠는 권한을 상징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열쇠를 손에 쥐여 준다고 하지 않고

어깨에 메어 준다고 표현한다는 점이다.

권한은 손에 쥐고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어깨에 짊어져야 하는 책임이라는 의미처럼 다가온다.


오랫동안 조직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직책을 맡게 된다.

처음엔 직책을 맡고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느껴져 기쁘기도 하다.

그러나 막상 책임자가 되어 보면 결정 하나가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문을 열어 주어야 하고,
때로는 원칙을 위해 문을 닫아야 한다.

그래서 권한이 커질수록 마음은 오히려 무거워져야 한다.


오늘 말씀에서 엘야킴은 단순히 높은 관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예루살렘 주민들과 유다 집안의 아버지가 되리라.”

나는 이 표현이 참 좋다.

좋은 지도자는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버지처럼 돌보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들린다.

교수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교수에게는 학생을 평가할 권한이 있다.
성적을 주고 논문을 지도하며 때로는 학생의 진로에도 영향을 준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돌아보면 좋은 스승의 역할은
학생에게 문을 닫는 데 있기보다

가능성의 문을 열어 주는 데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조금 부족한 학생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자신감을 잃은 학생에게 자네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해 주며,

졸업한 뒤에도 어려움이 있을 때 손을 내밀어 주는 것.

그것도 스승에게 맡겨진 하나의 열쇠였을 것이다.

가정에서도 우리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

부모의 말 한마디가 자녀의 마음을 열 수도 있고 닫을 수도 있다.

친구에게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절망의 문을 닫고 희망의 문을 열어 줄 수도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 모두는 크고 작은 열쇠 하나씩을 맡아 살아간다.

문제는 그 열쇠를 내 것이라고 착각하는 순간이다.

세브나의 이야기는 어떤 자리도 영원히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오늘 내가 앉아 있는 자리는 언젠가 다른 사람이 앉게 되고,

내가 행사하던 권한도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다.

은퇴하고 나면 그것을 더욱 분명히 알게 된다.

내가 없어도 조직은 움직이고 새로운 사람이 그 자리를 채운다.

처음에는 조금 허전할 수 있지만, 그것은 오히려 중요한 깨달음을 준다.

나는 주인이 아니라 잠시 맡은 사람이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능력과 재산과 지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영원히 소유하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누군가에게 필요한 문을 열어 주라고 잠시 맡기신 열쇠일 것이다.

언젠가 그 열쇠를 돌려드릴 날이 온다.

그때 얼마나 높은 자리에 있었느냐보다 내가 가진 열쇠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좋은 문을 열어 주었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내게 맡겨진 작은 열쇠들은 내것이 아니다
다만 누군가에게 필요한 문을 열어 주라고 잠시 내 어깨에 맡겨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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