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독서 말씀] 떠났던 분이 다시 돌아오실 때(에제키엘 43,1-7)
제임스
2026-08-2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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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오랫동안 비어 있던 집은 금세 표시가 난다.
창문은 닫혀 있고 먼지가 쌓인다.
마당에는 잡초가 자라고 밤이 되어도 불이 켜지지 않는다.
건물은 그대로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는 온기가 없다.
그러다가 어느 날 주인이 돌아온다.
창문을 열어 햇빛을 들이고 먼지를 털어 낸다.
저녁이면 불이 켜지고 식탁에는 다시 따뜻한 음식이 놓인다.
집이 새로 지어진 것은 아니다.
주인이 돌아왔을 뿐인데 집이 다시 살아난다.
.
오늘 에제키엘이 본 환시가 그러하다.
“이스라엘 하느님의 영광이 동쪽에서 오는 것이었다.”
그 소리는 큰물이 밀려오는 것 같았고 땅은 그분의 영광으로 빛났다.
하느님의 영광이 동쪽 문을 지나 성전으로 들어오자
주님의 집 전체가 영광으로 가득 찼다.
이 장면이 특별히 감동적인 것은 하느님의 영광이 한때
바로 그 길을 통해 성전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을 저버렸을 때 에제키엘은
하느님의 영광이 성전을 떠나 동쪽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런데 오늘 그분께서 다시 동쪽에서 돌아오신다.
떠나셨던 그 길로 다시 돌아오시는 것이다.
.
사람 사이에서도 관계가 한번 멀어지면 다시 가까워지기가 쉽지 않다.
오랜 친구와 사소한 오해로 연락이 끊기기도 하고,
가족끼리 마음이 상해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을 때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먼저 연락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저 사람이 먼저 연락하면 나도 하지.’
서로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몇 달이 몇 년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건다.
“잘 지냈어?”
그 한마디가 오랜 세월 쌓여 있던 벽에 작은 틈을 낸다.
그리고 그 틈으로 다시 관계의 빛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
오늘 말씀에서 먼저 돌아오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다.
이스라엘이 완전해졌기 때문도 아니다.
과거의 잘못이 없었던 일이 되었기 때문도 아니다.
그럼에도 하느님께서는 다시 백성 가운데 머무시기 위해 돌아오신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내가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영원히 살 곳이다.”
나는 이 말씀에서 꾸지람보다 함께 살고 싶어 하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느낀다.
.
신앙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우리에게도 마음의 성전이 비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기도를 해도 예전처럼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미사에 참석하면서도 생각은 다른 곳에 가 있다.
감사보다 불평이 많아지고 하느님께서 멀리 계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는 ‘내 신앙이 식어 버렸나 보다.’ 하고 낙심한다.
그러나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하느님께 돌아가는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돌아오시는 길도 있기 때문이다.
서먹서먹한 것처럼 보여도 짧은 기도 한마디를 다시 시작하고,
감사할 일을 하나 찾아보고, 미워하던 사람을 위해 기도하다 보면
어느 날 마음 한구석에서 작은 연두색 새싹이 돋아날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완벽하게 준비된 성전만을 찾아오시는 분이 아니다.
문 하나만 열려 있어도 들어오시는 분이다.
오늘 내 마음의 동쪽 문도 열어 두고 싶다.
그리고 오랫동안 비어 있던 집에 주인이 돌아와 불을 밝히듯
하느님께서 내 안을 다시 당신의 영광으로 채워 주시기를 청한다.
신앙은 한 번도 하느님에게서 멀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멀어졌을 때에도 다시 돌아갈 수 있음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더 큰 희망은 이것이다.
내가 하느님을 찾아가기 전에,
하느님께서 먼저 나를 찾아 돌아오고 계신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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