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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독서 말씀] 높은 곳에 오를수록 잊기 쉬운 것 : 에제키엘서(28,1-1)

제임스
2026-08-17 20:54 2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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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처음부터 교만한 경우보다 일이 잘되면서

조금씩 교만해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에는 모르는 것이 많아 다른 사람에게 묻는다.

작은 도움에도 고마워하고 기회를 얻으면 감사한다.

그러나 경험이 쌓이고 능력을 인정받으며 지위가 높아지면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 정도는 내가 알아서 할 수 있다.’

조금 더 지나면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오늘 에제키엘서(28,1-1)에 등장하는 티로의 군주가 그러했다.

티로는 해상무역으로 번영한 도시였다.

그는 자신의 지혜와 능력으로 막대한 재산을 모았고 금과 은을 창고에 쌓았다.

문제는 재산이 아니었다. 하느님께서는 말씀하신다.

그 재산 때문에 마음이 교만해졌다.”

마침내 그는 말한다. 나는 신이다.”

자신이 가진 지혜와 부와 권력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잊어버린 것이다.


이 말씀을 읽으며 교직에 있을 때를 생각해 본다.

처음 교수생활을 시작했을 때에는 강의 하나를 준비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연구 결과 하나를 발표하는 것도 긴장되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경험이 쌓이고 제자가 늘어나며

여러 직책을 맡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내가 꽤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생각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와 기술을 접하다 보면 금세 깨닫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참으로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을.

 

식품에서 하나의 맛과 향만 들여다보아도

수많은 물질과 감각기관, 기억과 경험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참된 지혜는 많이 아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 지를 아는 데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우리 주변에서도 성공한 뒤 달라지는 사람을 가끔 본다.

사업이 잘되고, 지위가 높아지고,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오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자신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러다 실패하거나 건강을 잃고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야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도움 속에서 살아 왔는지를 깨닫는다.

명함에서 직함 하나가 사라지는 데에는 몇 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 직함이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면 그것을 내려놓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은퇴는 어쩌면 하나의 좋은 가르침인지도 모른다.

내가 없어도 학교는 돌아가고, 내가 없어도 조직은 움직인다.

처음에는 조금 섭섭할 수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그것은 오히려 감사한 일이다.

나는 세상을 움직이는 주인이 아니라,

한동안 내게 맡겨진 일을 하다가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는

사람이었음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티로의 군주에게 하느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신다.

너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다.

가혹하게 들리지만 우리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말씀이다.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겸손해진다.

모든 것을 할 수 없기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고,

모든 것을 알 수 없기에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며,

영원히 살 수 없기에 오늘 함께하는 사람이 더욱 소중해진다.

그러므로 겸손은 자신을 낮추어 아무것도 아닌 사람처럼 여기는 것이 아니다.

내 능력과 한계를 함께 아는 것이 겸손이다.


오늘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과 재산과 자리를 돌아본다.

그 가운데 정말 나 혼자 만든 것이 얼마나 있을까.

부모와 가족, 스승과 동료, 제자와 친구들, 그리고 수많은 보이지 않는

도움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높은 곳에 올라갈수록 아래를 내려다보기보다

내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돌아보아야겠다.

성공했을 때 가장 필요한 말은 어쩌면 이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잊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자신에게 주어진 지혜와 성공을 가장 아름답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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