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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독서 말씀] 받은 것을 내 것이라 여기기 시작할 때(에제 16,1-15.60.63)

제임스
2026-08-12 22:20 3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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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면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처음에는 가진 것도 아는 것도 많지 않았다.

누군가 기회를 주었고, 선배가 이끌어 주었으며,

가족이 뒤에서 힘이 되어 주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나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어느새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내가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

물론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생각하면 내 노력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참 많다.


오늘 말씀에서 예루살렘의 시작을 아주 초라한 모습으로 보여 주신다.

갓 태어난 아이가 들판에 버려져 있다.
탯줄을 잘라 주는 사람도, 몸을 씻어 주는 사람도 없다.
그때 하느님께서 다가가 말씀하신다.살아남아라!”

그 한마디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하느님께서는 그 아이를 씻어 주고 좋은 옷을 입히며 장신구로 꾸며 주신다.
좋은 음식을 먹이고 마침내 아름다운 왕비의 자리까지 오르게 하신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너는 네 아름다움을 믿고, 네 명성에 힘입어 불륜을 저질렀다.

자신의 아름다움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잊어버린 것이다.


이 말씀을 읽으며 감사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불평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쩌면 망각인지도 모른다.
받은 것을 잊는 순간 감사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자녀가 성장하여 성공하면 부모는 기뻐한다.
어느 날 자녀가 모두 제가 잘해서 이루었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성공한 것이 서운한 것이 아니라 그 뒤에서 걱정하고, 뒷바라지하고,
실패할 때마다 다시 일으켜 주었던 사랑을 잊어버린 것이 서운할 것이다.


우리와 하느님의 관계도 그렇지 않을까.

건강할 때에는 건강이 당연한 줄 알고,
곁에 있는 가족도 늘 함께할 것처럼 생각한다.
사회적 지위와 재산도 내가 이룬 것이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식탁에 놓인 밥 한 그릇조차 나 혼자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쌀 한 톨이 밥상에 오르기까지 농부의 수고가 있었고
햇빛과 비가 있었으며, 운반하고 가공하고 조리한 사람들의 손길이 있었다.

밥 한 그릇조차 혼자 만들어 낼 수 없는 우리가
어떻게 인생 전체를 혼자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데 오늘 말씀은 인간의 배신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느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나는 네가 어린 시절에 너와 맺은 내 계약을 기억하고,
너와 영원한 계약을 세우겠다.”

사람은 잊었지만 하느님께서는 기억하셨다.

우리도 감사하다가 불평하고, 어려울 때는 하느님을 찾다가 일이 잘되면 잊어버린다.
받은 은총을 자신의 능력으로 얻은 것처럼 착각하기도 한다.

그런 우리를 하느님께서는 다시 기억하시고 용서하신다.

그래서 회개란 잘못을 후회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에서 시작했는지를 다시 기억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 내가 가진 것을 돌아본다.

건강도, 가족도, 친구도, 지식도, 지금까지 걸어온 삶도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받은 것이다.

받은 것을 받은 것으로 기억하는 사람에게 감사가 생긴다.
그리고 감사하는 사람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기보다
그 아름다움을 주신 분을 기억한다.

어쩌면 신앙이란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하느님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 얼마나 많은 것을 받으며 살아왔는지를 깨닫는 일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잊지 말아야겠다.

내가 잘나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랑과 은총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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