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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독서 말씀] 하느님께 붙어 있을 때

제임스
2026-07-26 22:05 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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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예레미야는 어느 날 하느님으로부터 이상한 명령을 받는다.

아마포 띠를 사서 허리에 두르라는 것이었다.
얼마 뒤에는 그 띠를 유프라테스 강가 바위틈에 숨겨 두라고 하셨다.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찾아가 보니,

띠는 이미 썩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 되어 있었다.

그때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이 띠가 사람의 허리에 붙어 있듯이
내가 온 이스라엘 집안과 온 유다 집안을 나에게 붙어 있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순종하지 않았다."

띠는 허리에 있을 때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
몸에서 떨어져 습한 땅속에 묻혀 있으면 결국 썩어 버린다.
문제는 띠의 재질이 아니라 붙어 있어야 할 곳을 떠난 것이었다.

 

이 말씀을 읽으며 집에서 키우던 화분이 생각났다.

며칠 동안 여행을 다녀오느라 화분에 물을 주지 못했다.
돌아와 보니 잎은 축 늘어져 있었고, 흙은 바짝 말라 있었다.
처음에는 식물이 약해서 그런 줄 알았지만, 원인은 단순했다.
생명의 근원인 물과 연결이 끊어졌기 때문이었다.

며칠 동안 정성껏 물을 주고 햇볕을 쬐게 하자
조금씩 잎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식물은 흙과 물에 붙어 있을 때 생명을 유지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신앙이 무너지는 것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기도를 하루쯤 미루고, 미사를 한 번 거르며,
말씀을 읽지 않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하느님보다 세상의 걱정과 욕심이 마음을 채우게 된다.
겉모습은 예전과 같아 보여도 마음은 점점 메말라 간다.

예레미야가 보여 준 썩은 띠는 바로 그런 모습을 상징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 곁에 두시어
당신의 백성으로 살아가게 하셨다.
명성과 칭송을 받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사랑 안에서 생명을 누리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백성은 하느님보다 다른 신들을 더 의지했고,
결국 스스로 생명의 근원을 떠나고 말았다.


오늘날의 우상은 돌이나 나무로 만든 신상이 아닐 수도 있다.
돈, 성공, 명예, 지나친 욕망, 스마트폰,
자기 자신이 하느님보다 더 큰 자리를 차지할 때
그것은 또 다른 우상이 된다.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창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께 붙어 있는 것이다.

매일의 짧은 기도, 말씀 한 구절을 묵상하는 시간,
감사하는 마음, 성실한 미사 참여,
그리고 하루를 돌아보는 의식성찰

우리를 하느님께 단단히 이어 주는 끈이 된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요한 15,4)

포도나무 가지가 줄기에 붙어 있을 때 열매를 맺듯이,
우리도 하느님께 붙어 있을 때 비로소 생명을 얻는다.

 

오늘 예레미야는 우리에게 조용히 묻는다.

나는 지금 어디에 붙어 살아가고 있는가?

세상의 욕심에 묻혀 점점 메말라 가고 있는가,
아니면 하느님 안에 머물며 날마다 생명을 공급받고 있는가?

질 좋은 아마포 띠도 허리를 떠나면 썩어 버린다.
그러나 하느님께 붙어 있는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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