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독서 말씀] 신앙은 삶의 방향을 중시한다
본문
사도행전의 시작은 매우 조용하면서도 웅장하다.
루카는 테오필로스에게 다시 편지를 쓰듯 이야기를 이어 간다.
그는 먼저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 수난과 부활,
그리고 승천까지의 일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 시작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다.
이제부터 펼쳐질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사십 일 동안 제자들에게 여러 번 나타나신다.
그리고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들려주신다.
제자들은 여전히 묻는다.
“지금이 이스라엘에 다시 나라를 일으키실 때입니까?”
그들의 관심은 아직도 “언제”와 “어떻게”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은 예상과 달랐다.
“그 때와 시기는 너희가 알 바 아니다.”
대신 예수님께서는 더 중요한 것을 말씀하신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미래의 일정표를 알려주지 않으셨다.
대신 살아갈 방향을 알려 주셨다.
신앙은 모든 것을 미리 아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알 수 없는 시간 속에서도
성령을 의지하며 걸어가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신다.
제자들은 하늘을 바라본다.
그들의 마음에는 놀라움과 두려움,
허전함과 기대가 뒤섞여 있었을 것이다.
그때 흰옷 입은 이들이 묻는다.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이 질문은 단순히 시선을 돌리라는 뜻이 아니다.
신앙은 하늘만 바라보며 멈춰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으로 나아가 증인이 되는 삶이라는 뜻이다.
제자들은 이제 더 이상 예수님 곁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그들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끝까지 나아가야 했다.
성령을 기다리는 제자들의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또 흥미로운 것은 예수님의 말씀이다.
“너희는 힘을 받을 것이다.”
미생물의 활성화는 시스템 변화의 핵심이다.
구조가 바뀌기도 하고, 향이 생성되며, 새로운 생명성이 나타난다.
성령 역시 제자들을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활성화시키는 힘이었다.
우리 역시 살아가면서 자꾸 하늘만 바라볼 때가 있다.
언제 해결될까,
언제 길이 열릴까,
언제 변화가 올까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은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시간을 아는 것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신앙은 미래를 계산하는 일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오늘 주어진 자리에서 증인이 되어 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어쩌면 하느님께서는 지금 우리에게도 조용히 말씀하시는지 모른다.
“왜 하늘만 바라보고 서 있느냐?”
이제는 두려움을 넘어,
삶의 자리로 걸어 나가라는 부르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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