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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독서 말씀] 주님 안에서 자랑하라

제임스
2026-01-31 20:50 42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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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부르심을 받았을 때를 돌아보면 지혜롭다고 불릴 만한 사람도,
유력하다고 손꼽힐 사람도,
가문이 좋다고 자랑할 사람도 많지 않았다.

바오로 사도의 이 고백은 겸손의 권고이기 이전에 하느님 방식의 선언이다.
하느님께서는 처음부터
괜찮아 보이는 사람들을 모아 교회를 세우지 않으셨다.
오히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어리석고, 약하고, 비천해 보이는 이들을 선택하셨다.

 

왜 그랬을까.
그리하여 어떠한 인간도 하느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셨다.”

이 문장은 송덕비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어느 고을에 송덕비가 세워졌고, 비석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었다.
오늘 이 도둑놈을 보내노라.”

사람들은 웃었고, 현감은 껄껄 웃으며
내일 또 다른 도둑이 올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 뒤로 아전과 행인이 한 줄씩 보태며 마침내 비석은 이렇게 끝난다.
세상이 온통 도둑뿐이다.”

처음에는 통쾌한 풍자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비석에는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비웃는 사람은 많은데, 서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도둑을 말하지만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사람은 없다.

 

바오로 사도가 말한 지혜로운 자, 강한 자, 있는 자
단지 사회적 지위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스스로를 자랑할 근거를 가진 사람의 태도를 말한다.

나는 저들보다 낫다.
나는 옳은 편에 서 있다.
나는 최소한 저 사람만큼은 아니다.

이 자랑은 교묘하다. 죄를 짓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하느님 없이도 괜찮다는 착각에 머무르게 한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강한 것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약한 것을,
있는 것을 무력하게 하시려고 없는 것을 선택하신다.

그 선택은 사람을 낮추기 위함이 아니라,
자랑의 방향을 바꾸기 위함이다.

 

자랑하려는 자는 주님 안에서 자랑하라.

이 말은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바오로는 자랑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본성을 정확히 안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자랑하고 싶거든, 너 자신을 자랑하지 말고 그리스도를 자랑하라.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지혜가 되시고, 의로움이 되시고,
거룩함과 속량이 되신다.

, 우리가 내세우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을
이미 대신 살아 주신 분이시다.

 

송덕비에 새겨진 문장들이 점점 독해질수록 우리는 웃지만,
신앙은 그 웃음을 멈추게 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비석을 읽는 행인인가,
한 줄을 더 보태는 아전인가,
아니면 그 비석 앞에서 침묵 속에 서 있는 사람인가.

하느님께서는 도둑을 색출하는 데 관심이 있으신 분이 아니다.
대신 자랑할 수 없는 자리에서도 그분을 의지하는 사람을 찾으신다.

그래서 교회는 강한 사람들의 전당이 아니라,
자랑을 내려놓은 사람들이 주님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자리다.

오늘 우리가 남길 비문은 돌 위의 글자가 아니라 삶의 방향일 것이다.

자랑하려는 자는 주님 안에서 자랑하라.

그분만이 우리의 이름이 되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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