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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경 말씀] 빛을 기다리는 마지막 날의 기도

제임스
2025-11-29 09:26 1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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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깨어 기도하여라”라는 말씀에 대한 묵상 수필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 날, 달력을 넘기기 전의 이 고요한 순간은

마치 어둠과 새벽 사이에 놓인 한 줄기 숨결처럼 느껴집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 시간을 특별하게 여기는 이유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은총’,

곧 새해라는 선물을 미리 준비하고 계시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시작은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그 시작을 받아들일 마음이 준비된 이에게만

빛은 밝게 스며듭니다.


그래서 오늘 주님의 말씀은

우리의 마음을 조용히, 그리고 깊이 두드립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 루카 21,34


여기서 주님은 단지 ‘조심하라’고만 말씀하지 않으시며,

우리의 마음 깊은 곳을 향해

늘 깨어 기도하여라”고 초대하십니다.

우리가 깨어 있지 않으면 마음은 쉽게 어두워지고,

근심은 틈을 타 주님과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도 이 말씀을 이어 받아

우리 영혼의 옷차림을 돌아보게 합니다.


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이야말로

‘어둠의 옷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하루도 수많은 순간을 통과하며

알게 모르게 어둠의 먼지를 묻혀 온 사람들입니다.

작은 짜증, 미운 마음,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일상의 피로들까지—

그 모든 어둠이 우리 영혼의 어깨 위에

조금씩 쌓여 왔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그 대신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


빛을 입고 살아간다는 것은

단지 ‘착하게 살겠다’는 결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기도하는 사람만이 빛을 입습니다.

깨어 있는 영혼만이 빛을 알아봅니다.

기도로 밝아진 마음만이 어둠을 벗어냅니다.


그래서 주님은 다시 말씀하십니다.


늘 깨어 기도하여라.”


기도는 우리가 무엇을 말하는 시간이 아니라,

주님이 우리를 빛으로 감싸 주시는 시간입니다.

기도는 우리가 주님을 찾는 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주님께 발견되는 순간입니다.

기도는 마음의 창문을 여는 일이고,

그 창문 너머로 새해의 첫 빛이 들어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준비는

많은 계획도, 결심도 아닙니다.


바로 기도를 시작하는 것,

그리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는 것입니다.


새해는 시간의 선물이 아니라,

기도하는 사람을 통해 비로소

은총의 해로 바뀝니다.


밤은 물러가고,

새벽의 빛은 이미 발치에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한 가지

늘 깨어 기도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는 삶.”


그리고 바오로 사도의 권고처럼

범사에 감사하며”(1테살 5,18)

소소한 기쁨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할 때,

우리의 시선은 늘 주님께 향하게 되고

그 감사는 다시 깨어 있음으로 이어집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근심을 밀어내고,

기도하는 영혼은 빛을 향해 서게 됩니다.


새해를 여는 이 순간,

우리 모두에게 주님께서 풍성한 은총으로

새로운 날들을 펼쳐 주시기를

깊이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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