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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힘, 깨끗한 마음의 길

제임스
2025-10-14 07:34 1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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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성경 말씀, 로마 1,16 / 루카 11,41 에 대한 묵상수필입니다.
 


복음은 믿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힘입니다.”(로마 1,16)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루카 11,41)

 

가을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 빗속에서도 빛은 조금씩 짙어지고, 나뭇잎들은 새로운 색을 입을 준비를 한다. 계절은 늘 변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 겉모습은 단정하고 고요해 보여도, 그 안에는 여전히 욕심과 두려움, 그리고 남과 자신을 비교하려는 그림자가 남아 있곤 하다.

그럴 때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마음 깊은 곳을 두드린다.

복음은 믿는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힘이다.”

이란 무엇일까? 세상을 지배하거나 누군가를 굴복시키는 힘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의 내면을 부드럽게 흔들어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힘이다.

그 힘은 조용하지만 단단하다. 믿음의 눈을 열어 세상을 새롭게 보게 하고, 상처 속에서도 희망을 찾게 만든다.

 

루카 복음의 예수님은 그런 변화가 속에서부터시작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이 말씀은 단지 물질적인 나눔을 가리키지 않는다. 마음의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자비와 용서를 뜻한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가를 나누는 것이다.

진정한 자선은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흘러나온다.

그런 자선이야말로 나를 보다 깨끗하게 만든다. 외적인 행위가 아니라, 내면의 비움이 우리를 정화 시킨다.

나 자신의 모든 것을 비우려고 노력할 때, 하느님께서 그 빈 곳을 가득 채워 주신다.

 

복음의 힘이 내 안에서 작용하기 시작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

비판보다 이해가, 분노보다 연민이 그 빈 자리를 채운다.

어떤 이는 말한다. “믿음은 개인의 일이다.”

그러나 진정한 믿음은 반드시 세상 속으로 흘러가야 한다.

닫힌 마음을 열고, 이웃에게 손을 내밀며, 작은 선의 실천으로 이어질 때

복음은 비로소 살아 움직인다.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는다.

너는 복음을 믿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알고 있을 뿐인가?”

복음을 안다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믿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삶을 요구한다.

믿음은 나를 변화시킨다. 내 안의 중심을 바꾸고, 나의 시선과 말과 행동을 새롭게 한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복음을 하느님의 힘이라 부른 것이다.

그 힘은 밖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자라나는 생명의 힘이다.

자선을 베푸는 마음은 그 믿음의 열매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미워하던 이를 용서하며, 내 것을 조금 나누는 일.

이것은 단순한 도덕적 행위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이 내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표지다.

그때 마음은 깨끗해진다. 욕심의 먼지가 씻겨나가고, 마음 안에는 맑은 샘물이 솟는다.

그 샘물은 나를 살리고, 이웃을 살린다.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불의와 경쟁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복음의 사람은 그 안에서도 고요한 힘을 품는다.

그는 세상의 소리에 휘둘리지 않는다. 오히려 복음의 진리로 세상을 비춘다.

그의 손끝에서, 말 한마디에서, 미소 하나에서 하느님의 자비가 흘러나온다.

 

오늘 나는 이 두 말씀을 다시 마음에 새긴다.

복음은 믿는 이에게 구원을 주는 하느님의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마음의 속을 비워 자선을 베풀 때 완성된다.

겉모습의 깨끗함이 아니라, 마음의 깨끗함을 구하며 살아가는 것.

그 길이 곧 복음이 이끄는 구원의 길이며,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 안에서 시작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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