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독서 말씀] 질그릇이기에 더욱 귀한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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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사도 바오로는 우리 자신을 질그릇에 비유한다.
"우리는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질그릇은 화려하지 않다.
쉽게 깨지고 금이 가며 오래 사용하면 여기저기 흠집이 생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질그릇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보물이다.
바오로는 우리가 지닌 믿음과 복음,
그리고 하느님의 생명이 바로 그 보물이라고 말한다.
이 말씀을 읽으며 오래 사용하던 찻잔 하나가 떠올랐다.
오랫동안 손에 익은 찻잔의 손잡이가 조금 깨져 있었다.
새 잔으로 바꾸라는 권유도 받았지만,
주인은 그 잔을 쉽게 버리지 않았다.
젊은 시절 부모님과 함께 차를 마시던 추억이 담겨 있었고,
아이들이 자라던 시간도 그 잔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금이 갔지만 여전히 차를 담을 수 있었고,
오히려 그 흠집이 세월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다.
사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모두 완전하지 않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이 약해지고,
실패와 상처를 경험하며,
때로는 실수와 후회 속에서 살아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금이 간 질그릇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완벽한 사람만 선택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부족한 사람을 통해 당신의 능력을 드러내신다.
그래서 바오로는 담대하게 말한다.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습니다."
이 말은 고통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고통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이유가
우리 자신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이기 때문이다.
병을 이겨 낸 사람의 말은 같은 아픔을 겪는 이에게 큰 위로가 된다.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선 사람의 이야기는
절망 속에 있는 사람에게 희망을 준다.
눈물을 흘려 본 사람만이 다른 이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다.
질그릇에 난 금은 약함의 흔적이지만,
하느님께서는 바로 그 틈을 통해 당신의 빛을 비추신다.
바오로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고백한다.
"우리는 믿습니다. 그러므로 말합니다."
믿음은 마음속에만 간직하는 것이 아니다.
삶으로 드러나고 말로 전해질 때 다른 사람에게 생명이 된다.
바오로가 수많은 환난 속에서도 복음을 전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자신의 고통이 다른 이들의 생명으로 이어질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질그릇 같은 존재이다.
연약하고 쉽게 지치며 상처도 많다.
그러나 그 안에 하느님의 사랑과 믿음이라는 보물을 품고 있다면,
우리의 삶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나는 내 흠집만 바라보며 살아가는가,
아니면 내 안에 담긴 하느님의 보물을 바라보며 살아가는가?
질그릇은 언젠가 깨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보물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하느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의 연약함을 통해
당신의 생명과 사랑을 세상에 드러내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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