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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서 말씀] 받은 것을 내 것이라 여기지 않는 삶 : 코린토 1서 (4,6-15)

제임스
8시간 17분전 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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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이루어 놓은 것들을 바라보며 뿌듯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얻은 지식, 오랜 노력 끝에 이룬 성과, 직장에서 맡았던 자리,

자녀의 성장까지도 때로는 내가 이루어 낸 것처럼 생각한다.

물론 그 안에는 나의 노력과 수고가 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아주 단순하면서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그대가 가진 것 가운데에서 받지 않은 것이 어디 있습니까?”

이 말씀 앞에 서면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내가 열심히 공부했다고 하지만 공부할 수 있는 건강과 능력은 어디에서 왔는가.

내가 노력하여 성공했다고 하지만 나를 가르쳐 준 스승과 함께 일한 동료,

나를 믿어 준 가족과 기회를 준 사람들이 없었다면 과연 혼자서 그 자리에 설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 내가 내 것이라고 부르는 것 속에는 수많은 사람의 손길이 들어 있다.

그래서 바오로는 다시 묻는다.

모두 받은 것이라면 왜 받지 않은 것인 양 자랑합니까?”

교만은 내가 가진 것이 많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받은 것을 내가 혼자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코린토 신자들은 서로 편을 갈라 한쪽을 높이고 다른 쪽을 낮추었다.

자신들이 더 지혜롭고 더 나은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바오로는 조금은 역설적으로 말한다.

여러분은 벌써 배가 불렀습니다. 벌써 부자가 되었습니다. 이미 임금이 되었습니다.”

반면 자신과 사도들의 모습은 정반대였다.

주리고 목마르고 헐벗고 매 맞으며 떠돌아다녔다.

욕을 들으면 축복하고, 박해를 받으면 견디며, 중상을 당하면 좋은 말로 응답했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실패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바오로가 보여 주는 참된 신앙인의 모습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낮은 자리에서도 사랑을 잃지 않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욕을 하면 축복해 주고 박해를 하면 견디어 내고,

중상을 하면 좋은 말로 응답합니다.” 특히 이 말씀이 마음에 남는다.

나를 칭찬하는 사람에게 좋은 말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나를 비난하는 사람에게 좋은 말로 응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나를 무시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지 않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상대방을 저주하지 않는 것은 더욱 어렵다.

어쩌면 그때야말로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니라 내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가 드러나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오늘 말씀의 마지막에서 바오로는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른다.

여러분을 그리스도 안에서 이끌어 주는 인도자가 수없이 많다 하여도 아버지는 많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생각해 보면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은 많을 수 있다.

책에서도 배우고 강의에서도 배우며 이제는 인터넷과 인공지능을 통해서도 수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가능성을 믿어 주고, 잘못된 길을 갈 때 걱정하며 바로잡아 주고, 잘되었을 때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것이 단순한 인도자아버지의 차이가 아닐까.

아버지는 자녀를 자신의 자랑거리로 만들기 위해 키우지 않는다.

스스로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언젠가는 자신의 품을 떠나 더 넓은 세상으로 가도록 보내 준다.

스승도 마찬가지다. ‘내가 저 사람을 키웠다고 말하기보다 그 사람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잠시 곁에서 도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마음이 달라진다.

 

오늘 말씀은 나에게 두 가지를 묻게 한다.

내가 가진 것 가운데 정말 나 혼자 이루어 낸 것이 얼마나 되는가?
그리고 나는 받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돌려주며 살아왔는가?

나이가 들수록 무엇을 더 얻을 것인가보다,

지금까지 받은 것을 어떻게 돌려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지식도 경험도 재능도 결국 나에게만 간직하라고 주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에게 씨앗이 되고,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되라고 잠시 맡겨진 선물일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가진 것을 바라보며 내가 이루었다고 말하기보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는 참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

받았음을 아는 것이 겸손이라면,
받은 것을 다시 나누는 것은 감사의 완성일 것이다.

내가 받은 것 가운데 작은 것 하나라도 누군가에게 돌려주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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