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제4주일(성소주일)전례꽃꽂이입니다
프란치스카
2021-04-2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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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오늘의 묵상>
오늘은 성소 주일입니다. 여러분이 받은 성소,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은 무엇입니까? 신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첫영성체를 하고 복사를 하면서 자연스레 신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였고,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신학교에 입학하였다. 지금까지 신학생으로 잘 지내고 있는데, 이것이 하느님의 뜻이 아니고 그저 나만이 바라던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에 휩싸여 신학교를 그만둘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밤낮으로 기도해 주시던 부모님과 교우들의 얼굴이 떠올라, 어린 시절부터 꿈꾸어 오던 사제의 길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기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느님, 저는 죽어도 신부가 된 다음에 죽어야겠습니다. 처음부터 제 마음에 신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넣어 주지 마시지, 이제 와서 주님의 뜻이 아니라고 하시면 어찌합니까? 절대 안 됩니다.” 이렇게 하느님께 박박 우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라는 기도처럼 될까 봐 주님의 기도도 바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악을 쓰며 한 달을 씨름하니 모든 힘이 빠져 나중에는 입을 열 수조차 없었습니다.
그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런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아!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 하나 되는 것, 하느님과의 일치, 성인이 되는 것이구나! 그 하느님과 하나 되기 위한 길이 여럿 있는데, 어떤 이는 사제성소, 어떤 이는 수도 성소, 어떤 이는 혼인 성소를 선물로 받는 것이구나. 그 선물은 더 귀하고 덜 귀하고, 크고 작음이 있는 것이 아니구나. 하느님이라는 큰 산을 오르는 여러 길 가운데 하나일 뿐이구나. 주님께서 ′너의 길은 이 길이 아니고 저 길이다.′ 하신다면 기꺼이 그 길을 가면 되는구나. 다만 지금은 신학교에 있으니 내가 받은 선물은 사제의 길이겠구나. 그렇다면 나는 그 선물에 합당한 이인가?’
그래서 그날부터 제가 받은 그 엄청난 선물에 합당한 이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그것을 실천하여 잘 준비하고자 하였습니다. 여러분이 받은 선물은 무엇이고, 그 선물에 합당한 이가 되려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오늘은 특별히 사제성소와 수도 성소를 위하여 기도하고, 그들을 응원하는 날입니다. 그들이 받은 성소의 길을 잘 걸어가도록 기도하고 힘이 되어 줍시다.
(서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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