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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9.24)의 독서 말씀] 모든 것이 지나간다는 것을 안다면 : 코헬렛 (1,2-11)

제임스
5시간 2분전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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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찍은 사진을 들여다볼 때가 있다.
사진 속 사람들은 젊고, 머리카락도 검으며 얼굴에는 지금보다 훨씬 생기가 넘친다.
당시에는 그 모습이 오래 계속될 것처럼 생각했지만 어느새 많은 세월이 흘렀다.
어떤 사람은 여전히 곁에 있지만 어떤 사람은 멀리 떠났고,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진을 바라보고 있으면 오늘 코헬렛의 첫마디가 조금은 이해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처음 읽으면 상당히 비관적으로 들린다.
열심히 살아도 소용없고, 노력해도 결국 사라질 것이니
인생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헬렛이 말하는 ‘허무’는 단순히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이라기보다
붙잡아 둘 수 없는 것, 잠시 머물다가 지나가는 것에 가깝게 다가온다.
코헬렛은 자연을 바라본다.
해는 뜨고 지며, 바람은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온다.
강물은 끊임없이 바다로 흘러가지만 바다는 가득 차지 않는다.
우리의 욕망도 이와 닮았다.
하나를 가지면 또 하나를 원하고, 무엇인가를 이루면 더 큰 것을 바라본다.
“눈은 보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귀는 들어도 가득 차지 못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어제 묵상했던 ‘충분함’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잠언은 이렇게 기도했다.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양식만 허락해 주십시오.”
잠언이 ‘필요한 만큼이면 충분하다’는 지혜를 가르친다면,
오늘 코헬렛은 왜 그것이 필요한지를 보여 주는 것 같다.
욕망은 아무리 채워도 스스로 ‘충분하다’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물이 계속 흘러들어도 바다가 가득 차지 않듯,
욕망도 더 많은 것을 집어넣는다고 반드시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충분함은 가진 양의 문제가 아니라 멈출 줄 아는 마음의 문제다.
더 가질 수 있지만 더 가지지 않아도 괜찮고,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지만 그 자리가 내 삶의 전부는 아니며,
남보다 많이 가지지 않아도 지금 받은 것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이다.
젊을 때에는 더 많이 얻는 것이 성장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더 배우고, 더 높은 자리에 오르고, 더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 애쓴다.
그런 열망은 우리를 발전시키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코헬렛은 그 모든 것 앞에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
노력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애쓰고 있는가를 묻는 말처럼 들린다.
한 세대가 가면 또 한 세대가 오고, 내가 차지했던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앉는다.
직책도 명예도 재산도 결국은 내 손에서 떠난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충분함’의 의미도 달라진다.
충분함은 포기가 아니다.
지나갈 것을 영원한 것처럼 붙잡지 않는 자유다.
나이가 들면서 삶의 질문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무엇을 더 가질 것인가?”에서
“이미 받은 것 가운데 무엇이 정말 소중한가?”로 바뀌어 간다.
건강할 때에는 건강의 가치를 잘 모르고,
곁에 있는 사람은 언제나 함께할 것처럼 생각한다.
평범한 하루도 잃고 나서야 얼마나 귀했는지를 깨닫는다.
그래서 충분함을 안다는 것은 적게 가지고 만족하라는 뜻이 아니다.
필요한 것은 부족하지 않게 갖되, 필요 이상의 것에 끌려가지 않고,
이미 받은 것의 가치를 알아보는 것.
코헬렛의 ‘허무’는 바로 그 사실을 깨닫게 한다.
모든 것이 지나간다는 것을 알면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매달릴 이유가 줄어든다.
남보다 조금 더 가진 것을 자랑할 이유도, 작은 다툼을 오래 붙잡고 있을 이유도 없다.
오히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소중해진다.
함께하는 한 끼의 식사, 친구와의 대화, 가족과 보내는 시간,
누군가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귀해진다.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이 더욱 소중하다.
결국 잠언의 ‘충분함’과 코헬렛의 ‘허무’는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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