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독서 말씀] 평가보다 성실함을 : 코린토 1서 (4,1-5)
제임스
8시간 55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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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평가를 받는 일이 참 많다.
학생은 성적으로 평가받고, 교수는 연구와 강의로 평가받으며,
직장인은 업무 성과로 평가받는다.
좋은 평가를 받으면 기분이 좋고, 나쁜 평가를 받으면 마음이 상한다.
교수로 있을 때 학기가 끝나고 학생들의 강의평가 결과가 나올 때면
괜히 가슴이 두근거리곤 했다. ‘이번에는 또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강의평가는 단순한 참고자료가 아니었다.
승진에도 영향을 주었고, 연속해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
그 원인을 설명하고 ‘학습개선 방안’까지 제출해야 했다.
나는 과제도 많이 내주고 시험문제도 비교적 어렵게 출제하는 편이었다.
학생들에게는 늘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쳐 보겠다는 마음에서 한 일이지만 강의평가 점수가 낮으면 섭섭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평가는 다른 사람이 나에게 매기는 점수이고, 성실함은 내가 맡은 일을 대하는 태도이다.
둘은 언제나 일치하지 않는다.
성실하게 일했어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수 있고,
반대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성실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래서 평가만 바라보고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중요한 질문이 바뀐다.
‘나는 맡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나를 좋게 보고 있는가?’를 묻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좋게 보고 있는가?’를 묻게 되는 것이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우리를 그리스도의 시종으로, 하느님의 신비를 맡은 관리인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관리인’이라는 말, 주인이 아니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주인이 맡긴 것을 잘 보살피다가 때가 되면 돌려주어야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바오로는 관리인에게 필요한 조건으로
능력이나 명성, 좋은 평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단 한 가지를 말한다.
“관리인에게 요구되는 바는 그가 성실한 사람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결국 하느님께서 물으시는 것은 ‘사람들에게 몇 점을 받았느냐?’가 아니라
‘내가 네게 맡긴 것을 얼마나 성실하게 돌보았느냐?’가 아닐까.
우리에게 맡겨진 것이 참 많다. 재능도, 지식과 경험도 그렇다.
직장에서 맡았던 자리도, 부모로서의 역할도, 공동체에서 맡은 봉사도 잠시 맡겨진 것이다.
그런데 오래 맡고 있으면 어느 순간 그것을 내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내 자리, 내 업적, 내 사람, 내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관리인의 질문은 다르다.
‘얼마나 인정받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성실하게 돌보았는가?’이다.
바오로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음을 압니다. 그렇다고 내가 무죄 선고를 받았다는 말은 아닙니다.
나를 심판하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사람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자기 평가를 절대화하지 않는 것이 참 어렵다.
칭찬을 받으면 내가 훌륭한 사람처럼 느껴지고,
비판을 받으면 내가 잘못 살아온 것처럼 마음이 무거워진다.
반대로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 잘못이 없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바오로는 남의 평가에도, 자신의 평가에도 마지막 권한을 주지 않는다.
“나를 심판하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강의평가도 그랬다. 학생들은 나의 강의를 점수로 평가했고,
나 역시 시험과 과제를 통해 학생들에게 점수를 매겼다.
그러나 몇 개의 숫자로 교수의 모든 열정을 나타낼 수 없듯이,
시험 점수 몇 점으로 한 학생의 가능성과 삶 전체를 판단할 수도 없다.
평가는 필요하지만 평가가 사람의 전부는 아니다.
평가는 어느 한 시점의 결과를 보여 주지만,
성실함은 오랜 시간 쌓여 가는 삶의 태도이다.
평가는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지만,
성실함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계속된다.
평가는 때로 결과만 보지만, 성실함은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품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보다 성실한 사람이 되고 싶다.
직책과 역할은 언젠가 내려놓게 되고, 사람들의 평가도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그때 남는 질문은 단순할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했는가?”가 아니라
“나는 내게 맡겨진 삶을 얼마나 성실하게 살았는가?”
칭찬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싶다.
좋은 평가를 받으면 감사하되 거기에 취하지 않고,
나쁜 평가를 받으면 돌아보되 거기에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평가는 받아들이되, 평가를 위해 살지는 말아야겠다.
나는 사람들에게 점수를 받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맡겨 주신 삶을 돌보는 관리인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하느님 앞에 섰을 때 내가 받고 싶은 평가는
“너는 네게 맡겨진 일을 성실하게 하였다.”
사람들의 평가는 지나가지만 성실하게 살아온 삶은 남는다.
오늘도 내게 맡겨진 작은 일부터 성실히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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