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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계란과 김치 - 노봉수 야고버 회장님 글입니다..

토마스아퀴나스
2022-04-09 08:32 99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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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은 오래 전부터 영양가가 있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계란에는 고급의 단백질, 칼슘, 철분, 인, 셀레늄과 비타민 A, B, B5, B12, 엽산 등이 함유되어 있고 세포 조직을 구성하며 뇌의 원활한 기능을 도와주면서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레시틴과 콜린이 함유되어 있다. 나이가 들면 눈이 어두워지고 백내장이나 황반변성과 같은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예방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산화제 물질인 루테인과 제아잔틴이 계란에 포함되어 있다. 계란에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들은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어 우리 몸의 조직을 형성하거나 대사기능을 하는 데에 필요한 효소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영양소들이 적절하게 함유되어 있는 식품으로 생명체를 형성하는 대표성을 갖고 있어 거의 완전식품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계란 속에 함유된 콜레스테롤은 이들이 체내에서 혈관콜레스테롤을 직접적으로 증가시키지는 않으며 비교적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고밀도지단백질(HDL)을 높여주어 심혈관 계통의 질병을 예방하여 건강유지에 도움을 주는데 이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약 70%정도의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계란은 보통 기름에 익혀 프라이를 해서 주로 먹는데 기름에 튀겨 먹으면 오히려 대장암의 발병확률이 올라갈 수 있어 삶아 먹거나 수란처럼 물에 데쳐서 반숙형태로 드시는 편이 건강에 좋다. 이런 계란이 부화하여 병아리가 되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상징하는 것으로 적당하다고 판단하여 부활절이면 부활계란을 만들어 나누는 행사를 진행하여왔다. 외국의 경우 그런 생각이 매우 타당하다고 여겨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좀 적절하지가 않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부활절 김치! 매우 생소하나 한번 김치의 제조 과정을 보면 생각이 달라지리라 생각된다.
우선 밭에서 배추를 수확하기 위하여 뿌리 부분을 잘라 버리는데 영양을 공급받는 “뿌리를 자른다. “는 말은 수분과 더불어 모든 영양소의 공급을 차단한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배추를 죽이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다음 배추 가운데를 중심으로 반으로 또 한 번 잘라 한 번 죽인 것을 확인사살 하듯이 두 번째 죽이고, 이번에는 소금물에다 절여서 배추 속에 있는 수분을 빼내고 염분으로 교체한다. 삼투압의 원리에 의하여 일어나는 절임과정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수분을 제거하여 더 이상 생명력이 유지되지 못하는 조치로 또 다시 죽이는 과정을 반복한 것이다. 이번에는 고춧가루와 마늘을 비롯한 다양한 양념과 채소를 첨가하는데 이들 양념과 채소들 중에는 항균제 역할을 하는 성분들이 배추에 존재할 수 있는 잡균들을 죽여 버리는 일을 한다. 아이들이 즐겨 먹는 햄버거에서 살균이 제대로 안 되어 고기부분의 패티를 먹고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 원인은 바로 E. coli O157 균이다. 대장균에 일종인 이 균도 고추장 앞에서는 맥을 못 추고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고춧가루 성분의 항균력은 대단하다. 뿐만 아니라 마늘의 항균력도 대단한데 아주 독하여 암세포들도 더 이상 증식하기가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 주는 항암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여러 번에 걸쳐 죽이는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양념한 배추를 땅속 항아리에 묻어 버린다. 돌아가신 분의 재를 납골당 항아리에 묻어 버리듯 도저히 살아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김장배추가 땅 속에서 발효과정을 거쳐 맛있고 여러 가지 생리활성물질들과 함께 우리 몸에 유익한 유산균이 더욱 풍부해진 영양가 높은 김치로 새롭게 부활을 하니 말이다.

부활절에 먹는 삶은 계란은 가열을 통해 이미 죽어 있는 상태로 병아리로 태어날 수가 없지만 김치 속에는 우리 몸에 유익한 유산균들이 살아있고 우리의 건강을 약속하는 기능성물질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항암효과까지도 제공한다. 이외에도 김치를 많이 먹으면 익어 있는 정도에 관계없이 먹는 양에 따라 노화된 피부를 다시 살려내어 노화를 억제시키는 기능까지도 있단다. 또, 지난 해 외국의 유명 여배우 기네츠펠트로가 코로나 확진자로 판정이 된 후 2주 이상을 매일 김치와 채식을 먹으면서 코로나를 극복하여 병마를 딛고 일어났다는 이야기는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우리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김치가 갖고 있는 또 다른 부활의 의미를 생각할 때 한국 사람만을 위한 김치가 아니라 세계인을 위한 김치로 뻗어 나가고 있어 이러한 의미의 스토리텔링을 부여하여 부활절 김치를 알리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다문화 가정이 많이 늘어나고 있으며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살림을 차리고 사는데 언어에 익숙하지 못하고 마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여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고 한다.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 민속 문화 중에는 김장을 담글 때 가족이나 이웃들이 함께 모여 서로 도와가며 큰 행사를 치루고 서로 김장김치를 나누어 먹는 아름다운 풍습이 있다. 함께 빵을 나누어 먹으며 서로가 하나가 되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가르침처럼 김장문화를 통하여 다문화 가정과도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김치가 단순한 부활의 의미만 갖는 것이 아니라 성체성사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이제는 부활계란 대신에 함께 김치를 먹으며 부활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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