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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서 말씀] 자신을 내려 놓는 다윗

제임스
2026-01-29 06:19 16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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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이 순간, 무엇인가를 청하기보다 먼저 자기 자리를 내려놓는다.
제가 누구이기에라는 말은 겸손한 수사가 아니라,
삶을 돌아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진실한 인식이다.
그는 자신의 업적이나 공로를 열거하지 않는다.
왕이 되었고, 전쟁에서 승리했고,
나라를 안정시켰다는 사실도 언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것을 여기까지 데려오신 분의 손길로 되돌린다.

신앙인은 바로 이 지점에서 세상 사람과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성취를 말할 때조차 내가 했다가 아니라
이끄심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이 기도에서 인상적인 것은,
다윗이 자기 집안의 번영을 개인적 축복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또한 사람들을 위한 가르침이 되기를 바랍니다.”
신앙인은 은총을 독점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복이 공동체를 향한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
나의 안정, 나의 성공, 나의 가정의 평화가 이웃과 무관하다면,
그것은 아직 신앙의 언어로 정제되지 않은 복일지도 모른다.
다윗은 하느님의 약속을 들은 뒤,
그것이 이스라엘 전체의 정체성과 미래를 세우는 약속임을 먼저 인식한다.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다윗이 하느님 앞에 앉아기도한다는 장면이다.
이는 급하거나 흥분된 요청이 아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자신을 낮춘 자세다.
신앙인의 기도는 하느님을 설득하려는 말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말씀 앞에 자신을 맞추는 시간이다.
다윗은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 주십시오라고 청하지만,
그 안에는 조건도 계산도 없다.
하느님의 말씀이 참되다는 사실에 대한 신뢰가 먼저 놓여 있다.


그리고 마지막 고백은 신앙의 핵심을 정확히 짚는다.
당신은 하느님이시며 당신의 말씀은 참되십니다.”
신앙인은 미래를 소유하지 못한다.
다만 말씀을 신뢰함으로써 오늘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다윗이 말하듯, 기도할 수 있는 용기조차
하느님께서 먼저 귀를 열어 주셨기에 가능해진다.
신앙은 내가 하느님께 다가가는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먼저 말을 걸어 오신 사건에 응답하는 태도.

이 말씀을 오늘의 신앙인이 읽을 때, 우리는 이렇게 물어볼 수 있다.
나는 내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 앞에 앉아 본 적이 있는가.

성과와 계획, 걱정과 요청을 잠시 내려놓고,
제가 누구이기에라고 말할 수 있는 침묵의 순간을 허락한 적이 있는가.

다윗의 기도는 우리에게 더 많이 달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오히려 이미 받은 것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 안을 것인가를 묻는다.
신앙은 결국, 하느님의 약속을 붙잡고
자기 자리를 겸손히 지키는 사람의 고백에서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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