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복음 말씀] 씨뿌리는 비유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오늘의 복음 말씀] 씨뿌리는 비유

제임스
2026-01-28 07:18 175 0
  • - 첨부파일 : 1001.png (355.2K) - 다운로드

본문

예수님께서는 많은 군중을 앞에 두고 말씀하시지만,
일부러 비유로 가르치신다.
듣는 이는 많았지만, 깨닫는 이는 적었기 때문이다.
씨는 넉넉히 뿌려지지만, 열매는 아무 데서나 맺히지 않는다.
이 비유는 농사의 기술을 설명하려는 말씀이 아니라,
말씀을 대하는 인간의 마음 상태를 비추는 거울에 가깝다.

 

신앙인의 눈으로 이 비유를 바라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자신에게 묻게 된다.
나는 지금 어떤 땅인가.
길가처럼 굳어 버린 마음은 아닌지,
돌밭처럼 순간의 감동에만 머무는 믿음은 아닌지,
아니면 가시덤불처럼 걱정과 욕심에 말씀이 숨 막히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길에 떨어진 씨앗은 아예 뿌리를 내릴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말씀이 귀에 닿기는 하지만, 마음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신앙이 습관이 되고, 말씀을 들었다는 사실만 남을 때,
그 씨앗은 금세 사라진다.
사탄이 앗아 간다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라,
무관심과 익숙함이 얼마나 빠르게 말씀을 지워 버리는지를 보여 준다.

돌밭에 떨어진 씨앗은 처음에는 가장 열심히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
기쁨도 있고 감동도 있다.
그러나 뿌리가 없다.
환난과 박해, 삶의 무게가 찾아오면 신앙은 쉽게 식어 버린다.
고통이 찾아올 때 우리는 종종 묻는다.
왜 하느님께서 나에게 이런 고통과 괴로움을 허락하시는가?”
그러나 이 질문은 믿음이 얕다는 증거가 아니라,
오히려 믿음이 뿌리를 내릴 기회를 맞이했음을 알리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가시덤불 속의 씨앗은 더 현실적이다.
말씀을 듣지 않는 것도 아니고,
신앙을 버린 것도 아니다.
다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 끝없는 욕심이 말씀이 숨 쉴 공간을 빼앗는다.
하느님은 삶의 중심이 아니라,
많은 관심사 중 하나로 밀려난다.
이때 말씀은 틀리지 않았지만, 열매를 맺지 못한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마지막으로 좋은 땅을 말씀하신다.
좋은 땅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마음이 아니다.
돌이 없고 가시가 없는 삶은 없다.
다만 갈아엎고, 기다리고, 견디는 마음이다.
좋은 땅은 씨앗을 선택하지 않는다.
주어진 말씀을 받아들이고, 시간과 인내 속에서 열매를 맺는다.
서른 배, 예순 배, 백 배의 차이는 결과의 크기이지,
신앙의 진정성을 가르는 기준은 아니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이 말씀은 남을 향한 말이 아니라,
나를 향한 부르심이다.
신앙은 한 번의 깨달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말씀을 듣고, 흔들리고,
다시 뿌리를 내리는 반복 속에서 자란다.
씨는 이미 뿌려졌다.
이제 남은 것은, 내가 어떤 땅으로 살아갈 것인가 하는 선택이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적용하기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
가톨릭출판사 천주교서울대교구 cpbc플러스 갤러리1898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굿뉴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신문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