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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9.18)의 독서 말씀]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그 자리에서 : 코린토 1서 (15,12-20)

제임스
2026-09-17 17:50 1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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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있다.

오랫동안 준비했던 일이 실패하거나 소중한 사람과 헤어지는 경우,
건강과 능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낄 때 우리는 쉽게 말한다.

이제 끝이구나.”

 

오늘 바오로 사도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죽음이 정말 마지막인가?

바오로는 죽은 이들의 부활이 없다면 그리스도께서도 되살아나지 않으셨을 것이며,

그렇다면 복음 선포도 믿음도 모두 헛되다고 말한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심에는 분명한 선언이 있다.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의 눈에는 죽음보다 확실한 끝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바오로는 말한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나는 이 말씀 가운데 그러나 이제라는 말에 눈길이 간다.

인간의 판단으로는 끝났지만

하느님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처럼 들린다.

우리 삶에도 그런 순간을 발견한다.

실패한 뒤 다시 시작한 일,

멀어졌던 사람과 다시 손을 잡았던 순간,

절망 속에서 뜻밖의 길을 발견했던 경험이다.

당시에는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새로운 시작이었던 경우가 있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부활과 같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깨닫게 한다.

내가 끝이라고 판단했다고 해서 반드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씨앗도 땅속에 묻히면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껍질이 갈라지고 새로운 생명이 시작된다.

바오로는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의 맏물이라고 말한다.

맏물은 첫 열매다. 첫 열매가 열렸다는 것은 뒤이어 다른 열매가 맺힐 것이라는 약속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부활은 예수님 한 분에게 일어난 사건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에게도 죽음이 마지막 말이 아니라는 희망을 준다.

나이가 들수록 이 말씀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젊을 때는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하나씩 내려놓게 되고

가까운 사람들과의 이별을 경험하며 죽음이 먼 이야기가 아님을 깨닫는다.

그때 부활은 단순한 교리가 아니라 삶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희망이 된다.

 

바오로는 말한다.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

신앙의 희망은 오늘 일이 잘되고 원하는 것을 이루게 해 달라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늘의 실패보다 멀리,
노년의 쇠약함보다 멀리,
마침내 죽음보다도 더 멀리 바라보는 것이다.

 

나는 너무 쉽게 끝났다고 말하고 있지는 않은가?

사람에게도, 관계에도, 나 자신에게도

너무 일찍 마지막이라는 판정을 내리고 있지는 않은가.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내가 마침표를 찍은 자리에서도

하느님께서는 다음 문장을 쓰실 수 있다고 믿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너무 빨리 끝이라고 말하지 말아야겠다.

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그 자리가 하느님께는 새로운 시작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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