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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9.7)의 독서말씀] 작은 누룩이 온 반죽을 바꾼다 : 코린토 1서 (5,1-8)

제임스
8시간 41분전 2 0

본문


빵을 만들 때 들어가는 누룩의 양은 반죽 전체에 비하면 아주 적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작은 누룩이 반죽 전체를 변화시킨다.
처음엔 아무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여도 어느새 반죽은 부풀어 오른다.

발효를 연구하면서 수도 없이 보아 온 모습이다.

미생물의 세계도 그렇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적은 수의 미생물이지만
조건이 맞으면 빠르게 증식하여 식품 전체의 성질을 바꾸어 놓는다.

오늘 바오로 사도도 누룩을 이야기한다.

적은 누룩이 온 반죽을 부풀린다는 것을 모릅니까?”

코린토 공동체 안에는 심각한 잘못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바오로가 더 걱정한 것은 한 사람의 잘못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공동체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오로는 말한다. 여러분의 자만은 좋지 않습니다.”

잘못을 저지르는 것도 문제이지만, 잘못을 보고도

그 정도쯤이야 하며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처음에는 작은 일처럼 보여 조금쯤 거짓말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약속 시간을 조금 어겨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남에 대한 험담에 한두 마디 보태고도 별일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동체에서 원칙을 조금 어기는 것을 보면서도 좋은 관계를 위해 모른 척한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넘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버린다.

잘못 자체보다 더 두려운 것은 잘못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식품의 변질도 갑자기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작은 아주 작다.

처음에는 별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냄새와 맛이 달라지고 결국 먹을 수 없게 된다.

우리 마음도 비슷하다. 처음부터 큰 잘못을 결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번 한 번만.’

이 정도는 괜찮겠지.’

다들 그렇게 하는데.’

그 작은 허용이 반복되면서 마음의 기준이 조금씩 움직인다.

그래서 바오로는 단호하게 말한다.

묵은 누룩을 깨끗이 치우고 새 반죽이 되십시오.”

이 말씀은 다른 사람의 잘못을 찾아내어 몰아내라는 뜻으로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먼저 내 안의 묵은 누룩이 무엇인지 살펴보라는 말씀으로 듣고 싶다.

오래된 미움일 수도 있다.

자존심일 수도 있고, 남을 쉽게 판단하는 습관일 수도 있다.

욕심이나 시기심, ‘나는 옳다는 고집일 수도 있다.

오랫동안 품고 살다 보면 그것이 내 성격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그러나 바오로는 원래 그렇다고 포기하지 않는다.

새 반죽이 되십시오.”

신앙은 어쩌면 내 안의 묵은 누룩을 계속 찾아내어 버리고 새롭게 반죽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누룩의 힘은 나쁜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누룩도 온 반죽을 변화시킨다.

한 사람의 따뜻한 말이 공동체의 분위기를 바꾸고,

한 사람의 정직함이 주변 사람을 부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누군가 먼저 양보하면 다른 사람도 양보하기 시작하고,

한 사람이 먼저 용서를 청하면 오래 막혀 있던 관계가 풀리기도 한다.

악의 작은 누룩이 퍼질 수 있다면 선함의 작은 누룩도 퍼질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오늘 어떤 누룩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가.

내가 들어간 자리에서 불평과 험담이 더 많아지는가,

아니면 웃음과 감사가 조금이라도 늘어나는가.

내 말 한마디가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가, 아니면 다시 이어 주는가.

 

바오로는 마지막으로 말한다.

악의와 사악이라는 누룩이 아니라,

순결과 진실이라는 누룩 없는 빵을 가지고 축제를 지냅시다.”

큰일을 해야만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오히려 매일 반복하는 작은 선택들이다.

작은 거짓말 하나가 나를 바꾸고, 작은 정직 하나도 나를 바꾼다.

작은 미움 하나가 공동체를 흐리게 하고, 작은 친절 하나도 공동체를 따뜻하게 한다.

그래서 오늘은 내 마음의 반죽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살펴보고 싶다.

이 정도쯤이야.” 하고 허용하고 있는 묵은 누룩은 없는가?

그리고 내가 있는 곳에 좋은 변화를 일으키는 작은 누룩 하나를 넣어 보고 싶다.

따뜻한 말 한마디, 먼저 건네는 인사, 작은 양보, 정직한 행동 하나면 충분할지도 모른다.

적은 누룩이 온 반죽을 바꾼다.

그렇다면 오늘 내가 선택하는 작은 선함 하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가정을, 공동체를 조금씩 바꾸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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