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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제1독서 말씀] 보고도 말하지 않는 책임 : 에제키엘 (33,7-9) .

제임스
2026-09-05 23:10 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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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을 운전하다 보면 앞차가 졸음 운전을 하여 위험할 때가 있다.

그럴 때 경적을 울리거나 불빛으로 신호를 보내 위험을 알려 준다.
상대방이 귀찮아할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사고를 막을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오늘 에제키엘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예언자를 파수꾼으로 세우신다.

나는 너를 이스라엘 집안의 파수꾼으로 세웠다.”

파수꾼의 임무는 성벽 위에서 멀리 바라보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아직 보지 못하는 위험을 먼저 발견하고,

적이 다가오면 나팔을 불어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중요한 것은 파수꾼이 적과 혼자 싸워 모든 사람을 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해야 할 일은 위험을 보고도 침묵하지 않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에제키엘에게 아주 엄중하게 말씀하신다.

악인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경고하지 않아 그가 죽는다면

그 책임을 파수꾼에게도 묻겠다고 하신다.

참으로 부담스러운 말씀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잘못을 보아도 모른 척하고 싶을 때가 많다.

괜히 말했다가 사이만 나빠지지 않을까.’

내 일이 아닌데 굳이 나설 필요가 있을까.’

말한다고 듣기나 하겠는가.’

그래서 침묵한다.

물론 다른 사람의 삶에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간섭하지 않는 것과 책임 있게 경고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

 

식품을 다루면서도 작은 이상 신호를 무시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냄새가 조금 이상하고, 온도가 평소와 다르고,

미생물 검사 결과에 작은 변화가 나타났을 때

위험의 가능성을 먼저 발견했다면 확인하고 알려야 한다.

파수꾼의 역할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가정에서도 그렇다.

자녀가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 보이는데 미움을 받을까 두려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사랑일까.

친구가 위험한 선택을 하려 하는데 관계가 불편해질까 봐 침묵하는 것이 진정한 우정일까.

때로는 사랑하기 때문에 말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오늘 말씀에는 또 하나 중요한 가르침이 있다.

하느님께서는 에제키엘에게 그 사람을 반드시 변화시키라고 하시지 않는다.

네가 그에게 자기 길에서 돌아서라고 경고하였는데도,

그가 자기 길에서 돌아서지 않으면 너는 목숨을 보존할 것이다.”

이 말씀이 마음에 남는다.

나는 말할 책임은 있지만 상대방을 억지로 변화시킬 책임까지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말할 수는 있지만 대신 살아 줄 수는 없다.

스승이 제자에게 길을 가르쳐 줄 수는 있지만 대신 걸어 줄 수는 없다.

친구에게 충고할 수는 있지만 그의 선택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결국 파수꾼에게 요구되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책임 있는 행동이다.

 

다만 경고할 때에도 조심을 해야 한다.

화를 내며 말하는 것과 사랑으로 말하는 것은 다르다.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는 마음으로 말하는 것과

당신이 잘못될까 걱정되어 말한다는 것은 다르다.

진정한 파수꾼은 공격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알리는 사람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작은 파수꾼으로 살아가고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스승은 제자에게, 친구는 친구에게,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공동체를 위해 때로 불편한 말을 해야 한다.

그때 필요한 것은 용기와 함께 겸손일 것이다.

말해야 할 때 침묵하지 않는 용기,
그러면서도 내가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겸손.

 

나는 무엇을 보고도 모른 척하고 있는가?
누군가에게 해야 할 말을 미움받을까 두려워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파수꾼은 사람을 심판하기 위해 높은 곳에 서 있는 사람이 아니다.

더 멀리 보았기 때문에 먼저 알려야 하는 사람이다.

주님, 제가 말하지 않아야 할 때에는 침묵할 지혜를 주시고,
누군가를 위해 꼭 말해야 할 때에는 침묵하지 않을 용기를 주소서.

그리고 그 말을 비난이 아니라 사랑으로 전할 수 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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