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독서 말씀] 신앙인의 길이란
제임스
11시간 2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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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사도행전 8장에 나오는 필리포스와 에티오피아 내시의 만남은, 신앙인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이해하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매우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이야기를 단순한 ‘한 사람의 개종 사건’으로 읽기보다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어떻게 이끄시고, 또 인간은 그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여정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외딴길’이라는 표현이다.
주님의 천사는 필리포스에게 사람들이 붐비는 중심이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가자로 내려가는 한적하고 외로운 길로 가라고 명한다.
인간적인 판단으로 보면 비효율적일 수 있고 목적이 불분명한 길이다.
그러나 신앙인의 삶은 언제나 계산과 효율이 아니라 ‘부르심’에서 출발한다.
하느님의 일은 많은 사람 앞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단 한 사람을 위한 길 위에서 이루어진다.
신앙인은 이처럼 자신의 계획보다 하느님의 뜻에 먼저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겸손과 순종이 필요한 것이다.
그 길 위에서 필리포스가 만난 이는 에티오피아의 고관, 곧 세속적으로는 높은 지위와 권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의 지위나 지식, 부는 하느님의 말씀을 깨닫는 데 결정적인 조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그는 “누가 나를 이끌어 주지 않으면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고백한다.
이 한 문장은 신앙인의 태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신앙은 스스로 다 안다고 여기는 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이끌어 줌’을 필요로 하는 겸손에서 시작된다.
또한 필리포스의 모습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는 상대방이 읽고 있는 말씀에서 출발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전한다.
이는 신앙 전달의 본질적인 방식이다. 자신의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상황과 질문 속으로 들어가 그 안에서 복음을 풀어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신앙인은 ‘설명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함께 이해해 가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오늘날 교육과 선교, 그리고 일상의 대화에서도 매우 중요한 태도이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내시는 물을 보자마자 세례를 청한다.
“내가 세례를 받는 데에 무슨 장애가 있겠습니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준비가 이미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말씀을 이해한 순간, 그는 곧바로 삶의 결단으로 나아간다.
신앙은 이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어질 때 완성된다는 사실을 이 장면은 분명하게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매우 인상적인 부분은 세례 이후의 장면이다.
성령께서 필리포스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고, 내시는 더 이상 그를 보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뻐하며 자신의 길을 간다.
여기서 신앙의 본질적인 기쁨이 드러난다.
신앙은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상태가 아니라,
하느님과의 만남을 통해 스스로 기쁨 속에 살아가는 상태로 나아가는 것이다.
필리포스는 사라지지만, 하느님과의 관계는 계속된다.
이 독서 말씀은 결국 신앙인의 삶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그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때로는 외딴길로 나아가는 용기이며,
이해하지 못함을 인정하는 겸손이고, 타인의 질문 속으로 들어가 함께 말씀을 풀어가는 동행이며,
깨달음을 삶의 결단으로 이어가는 실천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 깊은 기쁨이야말로 신앙인이 지니는 가장 본질적인 열매라고 말할 수 있다.
이해하지 못함을 인정하는 겸손이고, 타인의 질문 속으로 들어가 함께 말씀을 풀어가는 동행이며,
깨달음을 삶의 결단으로 이어가는 실천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 깊은 기쁨이야말로 신앙인이 지니는 가장 본질적인 열매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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