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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독서 말씀] 솔로몬의 지혜와 자세

제임스
2026-02-10 22:25 162 0
  • - 첨부파일 : 220-1.jpg (237.6K)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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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 여왕은 소문을 듣고 왔다.
주님의 이름 덕분에 지혜롭다고 알려진 한 왕,

솔로몬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녀는 소문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았다.

지혜가 정말 살아 있는 것인지,

말과 삶이 하나로 맞물려 있는지,

직접 보고 묻고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는 까다로운 문제들을 마음에 품고 예루살렘으로 향했다.

낙타에는 향료와 금과 보석이 실렸고,

수행원들의 행렬에는 긴 여정의 결심이 담겨 있었다.

솔로몬 앞에 선 여왕은 마음속에 품었던 질문을 하나도 남김없이 꺼내놓았다.

통치에 관한 질문이었을 수도 있고,

인간과 삶에 대한 물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질문의 종류가 아니라,

그 질문 앞에서 솔로몬이 보인 태도였다.

그는 피하지 않았고, 얼버무리지도 않았다.

몰라서 답하지 못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성경은 담담히 기록한다.

지혜는 여기서 정답을 많이 아는 능력이라기보다,

물음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내적 질서로 드러난다.

그러나 여왕이 넋을 잃은 순간은 질문과 답이 오간 자리에서만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궁정의 풍경으로 옮겨간다.

식탁에 오르는 음식들, 신하들이 앉아 있는 자리의 질서,

시종들이 움직이는 동선과 복장, 예배에서 드려지는 번제물의 모습까지.

그 모든 것이 하나의 리듬처럼 어긋남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지혜는 말 속에만 있지 않았다.

먹는 방식과 앉는 자리, 섬김의 태도와 예배의 형식 속에까지 스며들어 있었다.

 

그제야 여왕은 깨닫는다.

자신이 들었던 소문은 사실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는 것을.

소문은 결과만 전하지만, 직접 본 현장은 구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솔로몬의 지혜는 한 사람의 머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공동체 전체의 숨결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여왕의 감탄은 왕에게서 신하들에게로 옮겨간다.

언제나 임금 앞에 서서 그의 지혜를 들을 수 있는 이들이야말로 행복하다고,

그들의 얼굴과 삶이 이미 증거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마침내 여왕은 이 모든 것이

솔로몬 개인의 능력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고백에 이른다.

그를 왕으로 세우신 하느님,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도록 이스라엘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찬미로 말이 옮겨간다.

참된 지혜는 사람을 높이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하느님을 향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아본 것이다.

 

떠나며 여왕은 금과 향료와 보석을 선물로 남긴다.

그만큼 많은 향료는 다시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성경은 덧붙인다.

이 말은 단순한 물자의 기록이 아니라,

그 만남이 얼마나 단 한 번의 깊은 공명이었는지를 전한다.

지혜는 저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만남 속에서 잠시 피어오르는 향기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조용히 묻는다.

내가 쌓아 온 지식과 말들은,

누군가를 시험에서 이기게 하는 수준에 머무르는가.

아니면 누군가가 내 삶의 식탁과 질서와 태도를 보고,

말없이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지혜로 이어지고 있는가.
솔로몬의 지혜는 말의 완성에 있지 않았다.

삶 전체가 하나의 설득이 되는 데에 있었다.

새삼 겸손된 삶 속의 피어나는 그의 지혜를 엿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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