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복음 말씀] 밖에서 들어 오는 것과 안에서 나가는 것
제임스
2026-02-1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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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오늘의 복음 말씀(마르꼬 7,14-23)은 음식에 대한 규정의 완화나
종교적 규칙의 재정비를 말하는 장면에 그치지 않는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인간이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회피하려 애써 왔는 지를 정면으로 비춘다.
우리는 오래도록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 우리를 망친다고 믿어 왔다.
부정한 음식,
종교적 규칙의 재정비를 말하는 장면에 그치지 않는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인간이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회피하려 애써 왔는 지를 정면으로 비춘다.
우리는 오래도록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 우리를 망친다고 믿어 왔다.
부정한 음식,
더러운 환경,
위험한 사람들….
그래서 신앙 역시 종종 경계선 긋기와 구별 짓기의 언어로 작동해 왔다.
멀리서 던지는 교훈이 아니라,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모두가 오해 없이 깨닫기를 바라며 군중을 가까이 불러 모은 뒤 말씀하신다.
더럽힘은 외부에서 침투하는 오염이 아니라,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균열이라고.
음식은 배로 들어갔다가 배설될 뿐,
인간의 중심을 건드리지 못한다고 분명히 말한다.
이는 단순한 생리적 설명이 아니라,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의 전환이다.
문제는 입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선언이다.
집으로 들어간 뒤, 제자들은 다시 묻는다.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제자들의 무지를 드러내기보다,
이 말씀이 얼마나 기존의 종교 감각을 뒤흔드는지 보여준다.
깨끗함과 더러움은 늘 외형과 규칙으로 관리되어 왔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만졌는지,
어디에 다녀왔는 지가 신앙의 척도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익숙한 기준을 조용히 해체한다.
예수님께서 나열하신 목록은 충격적이다.
불륜, 도둑질, 살인 같은 극단적인 죄만이 아니다.
탐욕, 시기, 교만, 어리석음처럼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는 마음의 상태들이 함께 등장한다.
이는 죄가 특정 사건이 아니라,
방향을 잃은 마음의 흐름임을 보여준다.
더러움은 어떤 순간에 갑자기 덮쳐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차곡차곡 길러진 결과다.
신앙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 말씀은 우리를 안심 시키기보다 불편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더 이상 핑계 댈 ‘밖’이 없기 때문이다.
환경 탓, 제도 탓, 시대 탓으로
미뤄두던 책임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
내가 먹은 것이 아니라,
내가 품은 것이 나를 만든다는 사실 앞에서
우리는 침묵하게 된다.
동시에 이 말씀은 깊은 자유의 선언이기도 하다.
음식이 우리를 더럽히지 않는다는 말은,
하느님 나라가 특정한 식탁이나 규칙에 갇혀 있지 않다는 뜻이다.
문제는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먹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이다.
신앙은 입을 단속하는 훈련이 아니라, 마음을 살피는 여정이다.
그래서 이 장면은 오늘 우리의 신앙을 이렇게 묻는 것처럼 들린다.
나는 여전히 밖에서 들어오는 것들을 두려워하며 살고 있는가.
아니면 내 안에서 흘러나오는 말과 생각,
나는 여전히 밖에서 들어오는 것들을 두려워하며 살고 있는가.
아니면 내 안에서 흘러나오는 말과 생각,
태도를 정직하게 바라보고 있는가.
예수님의 말씀은 음식의 정결을 넘어,
인간 존재의 중심을 다시 가리킨다.
신앙은 외부를 관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돌보는 용기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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