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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경 말씀] 하느님을 보는 눈

제임스
2025-11-01 11:04 4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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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경 말씀(1요한 3,2   마태 5,3.8)에 대한 묵상입니다


“내가 행복하게 만들어 드리께요.”

아내에게 프로포즈를 하며 했던 말이다.

그때 내가 생각한 행복은 아주 단순했다.

경제적으로나 마음으로나 큰 걱정 없이, 평안하게 사는 것.

그게 곧 ‘행복’이라 믿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말씀을 되새겨 볼수록 깨닫게 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행복’은 내가 그때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속해 있었다.

그분의 행복은 무언가를 ‘가득 채움’이 아니라 ‘비움’에서 시작되고,

세상을 얻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품는 일에서 완성된다.

그때의 나는 몰랐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행복은 세상의 가치로는 결코 비교할 수 없는 것임을.


하느님을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분을 닮는다는 것은 어떤 변화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 분을 “있는 그대로” 뵙는다는 말은

마음 깊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영적 깨달음의 순간을 뜻한다.

요한 사도는 말한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다.”

그 한 문장 안에는 신앙의 여정이 모두 들어 있다.

하느님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사랑 속으로 스며드는 일이다.

빛이 내 안으로 들어오면, 어둠은 저절로 물러난다.

그때 우리는 하느님의 형상을 조금씩 닮아 간다.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음의 가난이란, 세상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빈 마음이다.

소유보다 존재를, 욕심보다 신뢰를 택하는 마음이다.

무언가를 더 가지려 애쓰기보다,

하느님의 은총이 머물 자리를 남겨 두는 마음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세상 앞에서 겸손하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에, 다른 이를 판단하지 않는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그분의 뜻을 따라 걷는다.

비워진 마음은 이미 충만하다.

하늘 나라는 그 빈 자리 위에 피어난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깨끗한 마음이란, 흙탕물 같은 세상 속에서도

맑음을 잃지 않는 영혼의 투명함이다.

그 마음에는 사랑의 동기가 구름처럼 흐려져 있지 않다.

누군가를 돕고 위로할 때에도

‘인정받기 위한 마음’이 아니라

‘그분이 기뻐하시기 때문’이라는 이유 하나로 움직인다.

그런 사람의 눈에는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낙엽이 떨어지는 길에서도 하느님의 손길을 보고,

이웃의 미소 속에서도 그분의 얼굴을 알아본다.

깨끗한 마음은 세상을 판단의 눈으로 보지 않고,

사랑의 눈으로 본다.

그때 우리는 이미 하느님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을 본다는 것은 눈으로 보는 일이 아니라,

그분의 사랑을 삶으로 살아내는 일이다.

사랑은 눈보다 깊은 감각이다.

그분의 빛이 내 안에서 타오를 때,

나는 이미 그분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요한 사도의 “그분처럼 되리라”는 말씀은 결국 완성의 약속이다.

마음이 가난해질 때 우리는 그분을 맞이할 자리를 만들고,

마음이 깨끗해질 때 우리는 그분의 얼굴을 알아본다.


세월이 깊어질수록 나는 깨닫는다.

하느님을 본다는 것은 멀리 있는 신비가 아니라,

내 마음이 그분을 닮아 가는 길이라는 것을.

마음이 가난할수록 세상은 따뜻해지고,

마음이 깨끗할수록 세상은 투명하게 빛난다.

그 빛 속에서 우리는 이미 하느님을 만나고 있다.

그리고 그분처럼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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