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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경 말씀] 계속 가야 하는 삶

제임스
2025-10-30 08:07 5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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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성경 말씀 (로마 8,35 / 루카 13,33)에 대한 묵상 수필입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 놓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두 말씀은 서로 다른 목소리이지만,

하나의 빛으로 내 마음 속에 번져 듭니다.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그 어떤 것도 우리를 하느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 사랑의 길을,

십자가를 향해 끝까지 걸어가셨습니다.

그 길은 영광의 길이 아니었습니다.

사랑으로 완성되는, 순명의 길이었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멈추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더 이상 힘이 남지 않고,

왜 이 길을 가야 하는지조차 잊은 채

그냥, 발걸음을 내려놓고 싶을 때가 있지요.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조용히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그 말씀을 들을 때마다

예루살렘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시던

예수님의 뒷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분의 길은 환호의 길이 아니라,

조롱과 고통이 뒤섞인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사랑은 멈춤을 모릅니다.

사랑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끝까지, 그 끝에서 완성됩니다.


내 삶을 돌아보면
,

쉽게 걸어온 날보다 넘어지며 걸어온 날이 더 많았습니다.

성공보다는 실패의 기억이,

기쁨보다는 아픔의 흔적이 더 깊게 남아 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믿었습니다.

노력하면, 다 이루어질 거라고.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그럴 때마다 나는 묻곤 했습니다.

주님, 왜 이렇게 가시밭길만 남겨두셨습니까?”

그러나 긴 세월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그 길이 바로, 나를 다시 일으키기 위한

사랑의 길이었다는 것을.

그리스도의 사랑은 멀리 있는 위로가 아닙니다.

그것은 내가 가장 어두웠던 순간마다

보이지 않는 손길로 나를 붙잡던

살아 있는 현실의 힘이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는 확신에 차서 말합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그 사랑은 폭풍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등불과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향해 가시던 그 길에도

두려움이 없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은 두려움을 사랑으로 덮으셨습니다.

사랑은 고통을 없애지 않지만,

고통을 의미 있게 바꾸어 놓습니다.

그분의 십자가는 절망의 나무가 아니라

희망의 문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힘든 날이 찾아와도

그 길의 끝에는 반드시 의미가 있습니다.

사랑이 붙잡고 있는 한,

우리의 걸음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세상은 묻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

그러나 신앙은 조용히 대답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랑은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창밖의 어둠을 바라봅니다.

오늘도 작은 싸움을 치렀고,

후회와 감사가 뒤섞인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그런데 마음 한편에서는

내일도 걸어가야 한다는 다짐이 잔잔히 일어납니다.

인생은 단 한 번의 결단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매일의 작은 가 쌓여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만들어지는 길입니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조금씩,

하느님의 형상을 닮아갑니다.


오늘의 피로를 내려놓고 눈을 감으며
,

나는 다시 고백합니다.

무엇이 나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는가?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나는 그 길을 계속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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