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도 갱년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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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이유 없이 힘이 빠집니다.
예전에는 즐겁던 일이 더 이상 설레지 않고,
사람을 만나는 일도 귀찮아집니다.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며,
문득 "내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갱년기라고 부릅니다.
많은 사람들은 갱년기를 '늙어가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연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가을나무는 잎을 떨군다고 죽은 나무가 아닙니다.
겨울을 견디기 위해 에너지를 뿌리로 모으는 것입니다.
꽃이 피지 않는 계절은 생명이 없는 계절이 아니라,
다음 봄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우리의 몸도 그렇습니다.
갱년기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계절입니다.
몸이 조금 느려졌다면 마음은 조금 더 깊어질 수 있고,
체력은 줄어들었지만 사람을 이해하는 넓이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젊음이 속도를 선물했다면, 세월은 깊이를 선물합니다.
성경은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젊은이들도 지치고 피곤하여 비틀거리지만,
주님께 희망을 두는 이들은 새 힘을 얻으리라." (이사야 40,30-31)
새 힘은 젊은 시절의 힘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을 살아갈 힘,
웃을 힘,
감사할 힘,
사랑할 힘을 다시 얻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나이를 먹지만 영혼은 나이를 먹지 않습니다.
기도하는 마음은 늙지 않고, 사랑하는 능력도 늙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말 한마디,
손을 잡아 주는 따뜻한 마음,
손주를 바라보며 짓는 미소는 세월이 빼앗아 갈 수 없는 선물입니다.
갱년기는 잃어버린 것을 세는 시간이 아니라,
남아 있는 은총을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젊음은 지나가지만 성숙은 남습니다.
힘은 줄어들지만 지혜는 깊어지고,
속도는 느려지지만 삶의 의미는 더욱 선명해집니다.
그러니 오늘 몸이 조금 무겁다고 해서 자신을 탓하지 마십시오.
마음이 잠시 흐린 날이 있다고 해서 삶 전체가 어두운 것은 아닙니다.
구름이 태양을 가릴 수는 있어도
태양을 없앨 수는 없듯이,
우울한 감정이 잠시 우리 마음을 덮을 수는 있어도
하느님께서 우리를 향해 품고 계신 사랑까지 가릴 수는 없습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조용히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
그 약속 하나면 충분합니다.
인생의 봄을 지나 여름을 살았고,
이제 가을로 들어서는 길목에 서 있다면,
그 계절에도 하느님께서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갱년기는 삶이 시들어 가는 시간이 아니라,
영혼이 더욱 향기롭게 익어 가는 은총의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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