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독서 말씀] “보시니 좋았다” — 창조를 바라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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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이 한 문장은 모든 것의 시작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하게 알려준다.
세상은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과 사랑 안에서 시작되었다는 고백이다.
어둠과 혼돈 속에 있던 세상 위를
하느님의 영이 감돌고 있었다는 말씀은
참으로 깊은 위로가 된다.
질서가 없는 곳에도,
아직 형태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도
이미 하느님의 숨결은 머물고 계셨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말씀하신다. “빛이 생겨라.”
그리고 빛이 생긴다.
이 장면은 단순한 창조의 순간이 아니라
말씀의 힘을 보여준다.
하느님의 말씀은 설명하는 말이 아니라 이루어지는 말이다.
그래서 주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말씀을 들을 때마다
단순히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씀이 내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사람이다.
창조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반복되는 구절이 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이 말씀은 세상을 바라보는 하느님의 시선이다.
빛도 좋고, 땅도 좋고, 식물도 좋고, 동물도 좋다.
그리고 마지막에 사람을 창조하시고 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참 좋았다.”
이 “좋다”는 선언은 우리 신앙의 출발점이다.
세상은 근본적으로 선하며,
인간 또한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존귀한 존재라는 고백.
그래서 가톨릭 신자는 세상을 단순히 경계하거나 부정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같은 눈으로 바라보도록 부름받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 말씀은 또 하나의 책임을 함께 전한다.
“다스려라.”
이 말은 지배하고 착취하라는 뜻이 아니라
맡겨진 것을 잘 돌보라는 사명이다.
자연을 대하는 태도, 생명을 대하는 자세,
그리고 서로를 향한 책임감까지 모든 것이 여기에 담겨 있다.
그리고 창조의 이야기는 ‘쉼’으로 끝난다.
하느님께서도 이렛날에 쉬셨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은 끊임없이 생산하고, 쉬지 않고 움직여야만
가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쉼은 나태함이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머무는 시간이다.
그래서 가톨릭 신자에게 주일은 단순한 휴일이 아니라
창조의 리듬에 참여하는 날이다.
돌아보면 이 창세기의 이야기는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초대다.
혼돈 속에서도 하느님은 일하고 계시며,
내 삶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더라도
그 위에 당신의 영을 머물게 하신다.
그리고 매일 작은 창조가 이루어진다.
어둠 속에서 빛이 생겨나듯, 절망 속에서 희망이 피어나고,
무질서 속에서 삶이 다시 정돈된다.
가톨릭 신자의 눈으로 본 창세기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세상은 우연이 아니라 사랑으로 시작되었고,
인간은 그 사랑을 닮은 존재이며,
삶은 그 사랑을 이어가는 과정이라고.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조용히 되뇌인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그 시선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고, 이웃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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