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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봉사회 피정을 다녀오며]

제임스
2026-04-02 06:44 5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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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랜만에 한마음 수련장을 다시 찾았다.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부터 이미 마음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한마음 수련장은 내게 단순한 장소가 아니다. 1988년부터 20여 년 동안 청소년 분과장을 맡으며 

수없이 드나들던 곳, 여름이면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웃고, 뛰고

수영장 사고를 예방하려고 긴장하며 지켜보던 기억이 켜켜이 쌓인 자리다

그 시절의 공기는 여전히 그곳에 남아 있는 듯했다.

 

세월이 흐른 지금, 같은 장소에 다시 서 보니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시설은 훨씬 정돈되고 편리해졌고, 분위기 또한 한층 밝아진 듯했다. 그러나 내 안에 남아 있는 기억들은 여전히 그 옛날의 모습 그대로였다. 마치 시간이 두 겹으로 포개진 듯, 과거와 현재가 한 자리에서 조용히 만나는 느낌이었다.


오늘 이곳을 찾은 이유는 성찬봉사 교육 피정 때문이었다

나는 이미 5년 전 봉사에서 물러났지만, 후배들을 격려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했다

강의와 강론을 들으며, 이전에는 미처 깊이 느끼지 못했던 말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예수님의 몸을 전하는 사람.

신부님의 이 한마디는 오래도록 마음에 머물렀다

그것은 단순한 봉사의 역할이 아니라,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였다

성체를 전하는 손은 단순히 무엇을 전달하는손이 아니라

예수님의 마음을 함께 전하는 손이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문득 생각해 본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어떤 의미의 전달자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말 한마디, 표정 하나, 작은 행동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성찬 봉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봉사 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그 사명이 끝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 이후의 삶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역할은 내려놓았을지라도, 마음속에 새겨진 태도는 계속해서 살아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피정은 과거의 기억을 다시 꺼내는 시간이기도 했고

앞으로의 삶을 조용히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쥐가 나서 물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아이를 찾던 그 순간처럼

이제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도움이 필요한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는 눈을 갖고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음 수련장을 떠나며, 나는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다짐해 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드러나지 않는 자리에서도,
조용히 누군가를 살리는 삶을 살아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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