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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 말씀] 가장 작은 이 안에서

제임스
2026-02-23 07:27 11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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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마음이 조용해집니다.
종말의 심판이라는 장엄한 장면인데도, 그 기준은 놀라울 만큼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굶주린 이에게 먹을 것을 주었는가.
목마른 이에게 마실 것을 주었는가.
병든 이를 돌보았는가.
감옥에 있는 이를 찾아갔는가.

주님은 거대한 신학을 묻지 않으십니다.
삶의 자리에서 무엇을 했는지를 묻습니다.

몇 해 전, 한 지인의 가정에 갑작스러운 어려움이 닥쳤습니다.
남편은 먼저 세상을 떠났고, 어린 두 아이를 키우는 일은 온전히 그 어머니의 몫이 되었습니다. 하루하루를 버텨 내기 위해 쉼 없이 일했지만, 삶은 점점 기울어 갔습니다. 성당에 나오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져 냉담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겉으로는 담담해 보였지만, 안에서는 이미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성당을 다녔지만 따뜻하게 먼저 손을 내미는 이는 없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이제는 삶을 놓아야 하는가하는 생각까지 스며들었다고 합니다.
 

그 소식을 전해 들은 몇몇 이들이 마음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큰일을 맡아 해결하자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할 수 있는 만큼 보태자는 뜻이었습니다.
크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그 가정에는 숨통을 틔울 만큼의 힘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그분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때 누군가 나를 잊지 않았다는 사실이, 돈보다 더 큰 힘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 마태오 복음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종종 주님을 성당 안에서 찾습니다.
기도 안에서, 말씀 안에서 찾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뜻밖의 자리에서 당신을 드러내십니다.

굶주린 이 안에서,
지친 이 안에서,
무너져 가는 가정의 한숨 안에서.

그날 나는 누군가를 도왔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니 내가 더 큰 은총을 받았습니다.
나눔은 단순히 무언가를 건네는 행위가 아니라,
관계를 다시 잇는 일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저희가 언제 그렇게 하였습니까?”

의인들은 몰랐습니다.
계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보상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저 그렇게 사는 것이 자연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아마 그날 우리도 복음을 실천했다는 생각보다는,
사람이 사람을 돕는 일이 마땅하다고 느꼈을 뿐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나에게 한 것이다.


이 말씀은 나를 겸손하게 합니다
.
내가 누군가를 붙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주님을 붙들고 있었던 셈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거대한 계획이 아니라 작은 응답입니다.
구조적 죄가 세상을 얽어매고 있다면,
구조적 은총은 이런 작은 응답에서 시작됩니다.
한 사람의 관심이 한 가정을 살리고, 한 공동체를 일으키며, 한 흐름을 바꿉니다.

나는 이 복음이 여전히 두렵습니다.
주님을 지나쳤던 날들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보았지만 모른 척했던 순간들, 알면서도 움직이지 않았던 시간들.

그러나 동시에 희망도 있습니다.
심판의 기준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많이 사랑했는지를 묻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마지막 날, 우리는 깜짝 놀라게 될지도 모릅니다.

주님, 제가 언제 주님을 도왔습니까?”

그때 주님은 미소 지으며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날 네가 그 사람의 손을 잡아 주었을 때,
바로 나를 붙들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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