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합동 위령 미사] 위령의 자리가 기쁨의 나눔으로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구정 합동 위령 미사] 위령의 자리가 기쁨의 나눔으로

제임스
2026-02-17 11:32 128 0
  • - 첨부파일 : 30-3.jpg (117.6K) - 다운로드
  • - 첨부파일 : 30-2.jpg (144.1K) - 다운로드

본문

구정이나 추석 합동 위령미사에서 제대 앞에 차려지는 과일과 한과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기억과 기도의 상징이 됩니다.
배와 사과, 한라봉과 감, 약과는 집안 제사의 자리를 대신해

성찬의 제대 앞으로 옮겨지고,

우리는 음식을 올리는 대신 미사를 봉헌하며

조상들의 영혼을 하느님께 맡깁니다.

전통이 신앙 안에서 새롭게 해석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오늘 신부님의 작은 아이디어

그 상징을 다시 살아 있는 현재로 끌어내렸습니다.
90세 넘으신 분들 손 들어 주세요.”
그 한마디에 공동체는 갑자기 미소로 가득 찼겠지요.

연세 많은 어르신들께 먼저 커다란 배를 나누어 드리고,

90대이신 분들께는 사과와 한라봉을 더 얹어 드리는 모습은

마치 하느님 나라의 비유처럼 느껴집니다.
 

오래 사셨다는 것은 곧 공동체의 역사요,

신앙의 증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도

그분들의 기도와 수고 덕분이라는 무언의 고백이

그 안에 담겨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약과와 한과를 로비에서 함께 나누는 순간,

제대 위의 제사상은 더 이상 죽은 이를 위한 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이들이 서로를 축복하는 식탁이 되었겠지요.

위령의 자리가 기쁨의 나눔으로 확장된 셈입니다.

나눈다는 것은 남는 것을 주는 행위가 아니라,
함께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행위라는 생각이 듭니다.

약과 하나를 손에 들고 돌아오는 길이 왜 그렇게 가벼웠을까요.
그 안에는 단맛보다 더 깊은 어떤 맛,
공동체의 온기가 담겨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대 앞에 차려진 음식은 기도의 상징이었고,
그 음식을 다시 나누는 순간은 사랑의 실천이었습니다.
 

아마 오늘 구정의 기쁨은
조상들을 기억하는 마음
지금 함께 숨 쉬고 있는 이웃을 향한 감사가
한 자리에서 만났기 때문에 더 깊었을 것입니다.

그날 약과의 단맛은 설탕 때문이 아니라
함께 있음때문이었을지 모릅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적용하기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
가톨릭출판사 천주교서울대교구 cpbc플러스 갤러리1898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굿뉴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신문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