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독서 말씀] 다윗과 골리앗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내일의 독서 말씀] 다윗과 골리앗

제임스
16시간 9분전 2 0
  • - 첨부파일 : 561.png (766.2K) - 다운로드

본문

구스타브 도레(1832-83), 예술가 N. 몽부아쟁, 판화가


이 이야기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은
힘과 약함의 문제가 아니라 재료 선택과 공정 설계의 문제로 읽힌다.
무엇을 쓰느냐보다,
어디서 왔고 어떻게 다뤄졌는가가 결과를 바꾸는 이야기다.
 
골리앗은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장비”를 갖추고 등장한다.
칼과 창, 갑옷과 방패병.
이는 식품으로 치면 고가의 원료, 복잡한 공정,
과도한 첨가물로 무장한 제품과 닮아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하나의 전제가 깔려 있다.
“힘은 많이 지닐수록 좋다”는 믿음이다.

반면 다윗은 전혀 다른 접근을 택한다.
그는 새로운 도구를 찾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늘 다뤄 오던 것으로 돌아간다.
양치기의 막대기, 무릿매, 그리고 개울가에서 고른 매끄러운 돌.
이 장면은 새로운 성분을 추가하기보다,
이미 알고 있는 원료 중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것,
가공 적합성이 높은 것을 고르는 순간과 닮아 있다.
특히 “개울가에서 매끄러운 돌을 골랐다”는 표현은 인상적이다.
물에 오래 씻기며 마찰을 견딘 돌은 불필요한 각이 제거되어 있고,
형태와 밀도가 안정되어 있다.
이는 마치 잘 숙성된 원료, 불순물이 제거된 식자재,
그리고 공정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다듬어진 소재와 같다.
식품에서는 이런 재료가 예측 가능한 반응을 보이고,
작은 자극에도 정확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다윗은 돌을 다섯 개 골랐다.
이는 무모함이 아니라 여유를 둔 설계다.
실험을 해 본 사람은 안다.
한 번의 시도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이 아니라,
변수에 대비해 여지를 남기는 것이 오히려 전문적인 태도라는 것을.
다윗의 준비는 믿음과 동시에, 경험에서 나온 현실적 판단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다윗이 사울의 갑옷을 거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남의 레시피, 남의 공정, 유행하는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쓰려다
실패하는 장면과 겹친다.
아무리 검증된 기술이라도,
자신의 원료와 시스템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장애물이 되고 만다.
다윗에게 갑옷은 보호 장비가 아니라, 공정 적합성이 떨어지는 설비였다.
결정적인 차이는 전쟁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골리앗은 물리적 충돌을 준비했지만,
다윗은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있었다.
무릿매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속도·각도·질량이 결합될 때 최대 효과를 내는 장치다.
이는 고온·고압을 쓰지 않고도,
반응 조건을 정밀하게 설계해 원하는 결과를 얻는 식품 공정과 닮아 있다.
 작은 돌 하나가 치명적 결과를 낳은 이유는,
그것이 제자리를 정확히 맞췄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윗의 선언, “주님께서는 칼이나 창으로 구원하시지 않는다”는 말은
“결과는 자극의 크기가 아니라, 설계의 정확성에 달려 있다.”라고 들린다


우리의 현장에도 골리앗은 많다.
대기업의 설비, 막대한 자본, 화려한 기술.
그 앞에서 우리는 종종 자신이 가진 재료를 하찮게 여긴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 이미 손에 쥔 원료, 익숙한 공정,
몸에 밴 경험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다윗은 칼 없이 이겼다.
그는 첨가하지 않고도 완성한 제품을 내놓은 셈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지금까지도 가장 오래 기억되는 성공 사례로 남아 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적용하기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
가톨릭출판사 천주교서울대교구 cpbc플러스 갤러리1898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굿뉴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신문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