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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경 말씀] 나는 작아져야 한다

제임스
2026-01-10 06:57 1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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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인이 이 말씀을 바라본다면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의 과학적 은유

 

요한 복음 3장의 이 장면을 읽다 보면, 식품을 연구해 온 사람의 눈에는
한 편의 공정 전환
(process transition)이 떠오른다.
예수님과 요한이 같은 시기, 같은 곁에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지만, 초점은 점점 이동한다.
사람들은 예수님께로 몰려가고, 요한의 제자들은 불안을 느낀다.
마치 오늘 새로운 공정을 위한 기계 시스템이 현장에 도입되는데,
이제까지 기존 공정을 지켜 온 사람들은 섭섭함을 느끼지만
낯설은 새로운 기계 시스템의 설치를 위하여 공간을 내 주어야 하고
새 기계를 운전할 수 있는 사람에게 모든 작업을 양보하고 뒤로 물러나야 한다
.
인간적으로 약간의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과 닮았다.


식품 산업에서
정결은 언제나 중요한 문제다.
위생, 살균, 세척, 표준화모두가 깨끗함을 향한 기술의 언어다.
요한의 제자들과 유다인 사이에 벌어진 정결례 논쟁 역시,
무엇이 더 옳은 방식인가를 두고 벌어진 논쟁이었다.
그러나 요한은 그 논쟁의 중심에 자신을 두지 않는다.
그는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고 말하며,
자신이 담당했던 역할의 유효 기간을 스스로 인정한다.


식품 공정으로 말하자면
, 이는 일종의 예비 공정의 고백과 같다.
세척은 중요하지만, 세척만으로는 음식이 완성되지 않는다.
발효가 필요하고, 숙성이 필요하며, 최종 조리가 필요하다.
요한의 세례는 준비의 단계였다.
물로 씻는 행위(세례)는 시작이지만, 목적은 아니다.
목적은 생명을 살리는 변화, 새로운 존재로 탄생하는 곧 완성된 맛에 있다.


요한이 자신을
신랑의 친구라고 표현한 대목은 특히 인상 깊다.
식품 개발 현장에서 연구자는 종종 주인공이 아닌 조력자.
소비자가 맛을 느끼는 순간, 연구자의 이름은 사라진다.
그러나 그 사라짐이 실패는 아니다. 오히려 성공의 징표다.
제품이 연구자를 넘어설 때, 기술은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다.
요한의 기쁨도 바로 그 지점에서 충만해진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이 문장은 겸손의 윤리 이전에, 시스템의 질서를 말해 준다.
좋은 식품 시스템은 어느 한 요소가 과도하게 커지지 않는다.
원료, 공정, 기술, 사람모두가 제자리를 지킬 때 전체가 조화롭게 작동한다.
효소 하나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발효는 망가지고, 향 하나가 과하면 맛은 무너진다.
커져야 할 것이 커지고, 물러나야 할 것이 물러나는 것, 그것이 생명 시스템의 기본 원리다.


요한의 고백은 자신을 비우는 종교적 미덕을 넘어
,
자연과 기술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통찰로 읽힌다.
준비는 준비로서 의미가 있고, 완성은 완성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식품인의 언어로 바꾸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공정은 다음 공정을 방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빛나게 한다.


그날 요르단 강가에서 요한은 물러났지만
,
그 물러남 덕분에 이야기는 비로소 깊어졌다.
식품을 연구하며 수없이 뒤로 물러나야 했던순간들을 떠올리며,
나는 이 구절을 다시 읽는다.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커질 것을 키우기 위해, 작아질 줄 아는 지혜.
그것은 신앙의 언어이자, 과학의 언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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