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 말씀] 일어나 비추어라
본문
식품인의 눈으로 오늘의 이사야서의 이 말씀을 바라보면,
예언자는 한 도시를 향해 도덕적 각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정의 전환을 선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어나 비추어라.”
이 말은 이미 빛이 준비되었음을 전제로 한다.
아직 어둠이 땅을 덮고 있고 암흑이 민족들을 가리고 있지만,
그 어둠은 더 이상 지배적인 조건이 아니다.
식품인의 언어로 말하자면, 아직 외형은 어둡고 불안정해 보이지만 임계점을 지나 반응이 시작된 상태다.
식품 제조 공정에서 빛은 종종 열이나 에너지에 비유된다.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일정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에너지는 원료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외부에서 주어지고, 조건이 맞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
이사야가 말하는 빛도 그렇다. 예루살렘이 스스로 빛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고 말한다.
즉, 에너지는 이미 주어졌고, 이제 그 에너지가 작동하도록 공정을 열어 두라는 요청이다.
어둠이 덮고 있는 상황은 실패나 결함이 아니라,
아직 반응이 외형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 가깝다.
발효 초기의 원료는 종종 불안정하고, 냄새도 거칠며, 보기에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제조에 숙련된 사람은 그 상태를 보고 안다.
지금은 버려야 할 단계가 아니라, 오히려 가장 중요한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순간이라는 것을.
이사야는 예루살렘을 바로 그 시점에 불러 세운다.
“민족들이 너의 빛을 향하여 온다”는 말은, 식품의 관점에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좋은 공정에서 나온 향은 굳이 광고하지 않아도 퍼진다.
빛과 향은 공통점이 있다. 설명하지 않아도 끌어당긴다는 점이다.
이사야의 비전에서 예루살렘은 더 이상 스스로를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다.
빛이 드러나자, 사람들이 그 빛을 향해 움직인다.
이는 경쟁이나 과시가 아니라, 질이 가진 자연스러운 확산이다.
아들들이 먼 곳에서 돌아오고, 딸들이 팔에 안겨 오는 장면은 식품인의 눈에는 ‘회수’나 ‘복원’의 이미지로 읽힌다. 공정이 정상 궤도로 돌아오면, 흩어졌던 요소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분리되었던 성분이 다시 균형을 이루고, 끊어졌던 흐름이 회복된다.
빛은 외부의 부를 끌어오기 전에, 먼저 내부의 질서를 회복시킨다.
바다의 보화와 민족들의 재물이 흘러 들어온다는 표현도,
식품인의 언어로 보면 결과이지 목적은 아니다.
좋은 공정은 부산물을 낳는다. 그러나 그 부산물을 목표로 삼는 순간 공정은 망가진다.
이사야서에서 금과 유향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 자체가 아니라,
그것들이 주님께서 찬미받으실 일들을 알리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빛은 축적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방향을 드러내기 위해 존재한다.
식품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사야의 말씀은 ‘지금 보기에 어둡다고 해서 공정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고 들린다.
빛은 이미 주어졌고, 중요한 것은 그 빛을 가리지 않는 조건을 유지하는 일이다.
욕심을 앞세워 조급하게 손대지 말고, 흐름을 신뢰하라는 초대다.
우리의 삶도 하나의 식품 공정과 같다.
아직 결과가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흔히 공정을 의심하고 원료를 탓한다.
그러나 이사야는 말한다. “일어나 비추어라.” 이미 빛은 왔고, 이제 그것이 작동하도록 자리를 열어 두라고.
진짜 실패는 어둠이 아니라, 빛이 들어올 자리를 막아 버리는 것임을 식품인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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