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 말씀] 지도자의 겸손과 책임
본문
오늘의 성경(지혜서 6,1-11)에 대한 묵상 수필입니다
지혜서의 말씀은 마치 『명심보감』에 나오는 현인들의 귀한 말씀과도 같다.
오늘날에도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삶의 안내자이자,
지도자들에게 주어지는 영혼의 거울과 같은 가르침이다.
세상의 지도자들은 대체로 높은 자리에 서 있다.
그 자리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는 곳이며,
찬사와 권위, 그리고 권력의 달콤함이 함께 깃든 자리다.
그러나 지혜서는 우리에게 단호히 말한다.
“너희의 권력은 주님께서 주셨다.”
이 한마디는 지도자의 자리란 ‘받은 자리’이지 ‘차지한 자리’가 아님을 깨닫게 한다.
즉, 그 자리는 특권이 아니라 책임의 자리,
명예가 아니라 섬김의 자리라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권위를 존중하시지만,
그 권위가 자신을 위한 도구로 변질될 때에는 엄격히 심판하신다.
“높은 자리에 있는 자들은 엄격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이 구절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한 정의의 선언이다.
왕이나 대통령뿐 아니라, 가정의 가장, 학교의 교사,
직장의 상사, 교회의 봉사자에게도 똑같이 해당된다.
지도자는 어느 자리에서든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도자의 첫 덕목은 겸손이다.
겸손은 단순히 고개를 숙이는 태도가 아니라,
자신의 위치를 하느님 앞에서 바라보는 내면의 자세다.
그는 자신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맡기신 일을 수행하는 청지기임을 잊지 않는다.
그렇기에 겸손한 지도자는
권위를 두려움으로 지키지 않고,
사람을 존중함으로써 권위를 세운다.
반면 교만한 지도자는 권력을 자신의 능력으로 착각한다.
그는 타인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며,
비판을 불편해하고, 아부를 즐긴다.
그러나 지혜서는 경고한다.
“그분께서 너희의 일을 점검하시고 너희의 계획을 검열하신다.”
하느님께서 보시는 권력은 외형의 크기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정의와 사랑의 깊이다.
그분의 심판 앞에서는 누구도 예외가 없다.
지도자는 마치 등불과 같다.
그 불빛이 바르게 서 있을 때 사람들은 길을 찾지만,
그 빛이 흔들리면 모두가 어둠 속에서 방황한다.
따라서 지도자의 한마디, 한 결정은
많은 사람들의 삶을 좌우하는 무게를 지닌다.
그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 사람,
그 책임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사람,
그가 진정한 지도자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말씀은 권력의 본질을 완전히 뒤집는다.
지도자가 백성을 섬길 때 그 사회는 평화를 얻고,
지도자가 자신을 높일 때 그 사회는 분열된다.
섬김의 리더십은 단순한 덕목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질서이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지도자를 본다.
정치인, 종교인, 기업가, 교사, 부모.
그들이 얼마나 겸손하게 귀 기울이는가에 따라
세상의 온도는 달라진다.
지혜서는 다시 일깨운다.
“너희가 나의 말을 갈망하고 갈구하면
가르침을 얻을 것이다.”
겸손한 자만이 지혜를 배운다.
지혜로운 자만이 올바로 통치한다.
지도자의 길은 화려해 보이지만,
그 본질은 두려움과 떨림 속에서 완성된다.
왜냐하면 그 자리는 사람 앞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 서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하느님의 뜻을 따를 때,
그 권위는 더 이상 인간의 것이 아니라
은총의 도구가 된다.
주님, 저희가 맡은 자리에서 자만하지 않게 하시고
언제나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권력을 섬김으로, 책임을 사랑으로 바꾸게 하소서.
저희 모두가 거룩한 통치의 길, 지혜의 길을 걸어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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