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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경 말씀] 지혜의 영과 용서의 마음

제임스
2025-11-10 08:06 3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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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1,5 / 루카 17,3  ― 에 대한 묵상 수필입니다

 

나에게 모욕감을 던져준 누군가를 오랫동안 용서하지 못한 채,
마음 깊은 곳에 불편한 감정을 품고 지낸 적이 있었다.
그는 내게 심한 상처를 주었고,
나는 그 상처를 떨쳐버리기보다는 마치 보물처럼 간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미사 중에 들려온 말,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그 짧은 인사가 이상하게도 내 마음을 찔렀다.
그 순간 깨달았다.
평화는 미워하는 마음 속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
그날 이후 나는 아주 천천히, 조금씩 그 사람을 용서하기 시작했다.
용서는 단번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날마다 새로 결심해야 하는 믿음의 행위임을 그때 배웠다.


사람의 마음에는 언제나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거짓과 어둠으로 향하는 길,
다른 하나는 진리와 빛으로 향하는 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두 길이 비슷하지만,
그 안에서 향하는 방향은 전혀 다르다.

 

가르침을 주는 거룩한 영은 거짓을 피해 가고,
미련한 생각을 꺼려 떠나가 버리며,
불의가 다가옴을 수치스러워한다
.” (지혜 1,5)

 

이 말씀은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쉽게
거짓된 생각과 불의에 물들 수 있는 지를 일깨운다.
성령은 거룩하고 순결하신 분이기에
진리의 자리를 떠나지 않으시지만,
우리 마음이 어둠으로 기울면
그분은 조용히 우리 안에서 물러나신다.

나는 때때로 그분이 멀어지는 순간을 느낀다.
분노가 앞설 때,
다른 사람을 속으로 판단할 때,
자존심이 나를 지배할 때.
그럴 때면 내 안의 평화가 사라지고,
기도의 문이 닫히며,
마음이 메말라 가는 것을 느낀다.
그제야 깨닫는다.
, 거룩한 영이 머물 수 없는 마음이 되어버렸구나.’

성령은 우리를 정죄하기 위해 오신 분이 아니다.
그분은 참된 길로 이끄는 가르침의 영이시다.
그분은 우리 안에서 양심이라는 이름으로 속삭이신다.
이 길이 옳지 않다, 돌아서라.”
그 작은 속삭임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마음,
그것이 바로 지혜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성령의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그 답을 예수님은 이렇게 들려주신다.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 (루카 17,3)

 

이 구절은 마치 두 날개와 같다.
한쪽은 진리를 위한 꾸짖음’,
다른 한쪽은 사랑을 위한 용서이다.
둘 중 하나라도 잃으면
그리스도인의 삶은 균형을 잃는다.

골목길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을 보고
그들을 타이르기 위해 다가서는 일도 용기를 필요로 한다.
요즘 세상에서 누군가의 잘못을 지적하는 일은
간섭하지 마세요라는 반응을 듣기 십상이다.
그러나 참된 사랑은 침묵 속의 방관이 아니라,
형제를 올바른 길로 이끌려는 사랑의 경고.
성령이 주시는 지혜는 바로 그런 분별의 용기를 준다.

하지만 거기서 멈출 수는 없다.
예수님은 회개하거든 용서하라고 하신다.
이 말씀에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하느님의 자비가 담겨 있다.

진정한 용서는 감정이 아니라 선택이다.
상처의 기억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도,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세우는 것, 그것이 용서의 첫걸음이다.


 

지혜의 영은 거짓을 미워하시지만,
회개한 이를 다시 품으신다.
그분은 정의와 자비가 함께 춤추는 곳에 머무신다.
그래서 지혜란 단순히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니라,
사랑 안에서 진리를 지킬 줄 아는 용기.

오늘도 나는 기도한다.

주님, 제 마음이 거짓으로 물들지 않게 하소서.
불의 앞에서 침묵하지 않게 하시고,
회개한 이에게는 용서의 손을 내밀게 하소서.”

 

그렇게 살아갈 때,
성령의 가르침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다시 맑은 샘처럼 솟아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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