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독서 말씀] 떨리는 마음으로도 할 수 있다 : 코린터 1서 (2,1-5)
제임스
2026-08-3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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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어도 TV 생방송에 나가는 일은 언제나 긴장하게 마련이다.
처음에는 ‘경험이 쌓이면 떨리지 않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중요한 자리일수록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생방송은 다시 할 수 없다는 부담때문에 더 그러하다.
말 한마디를 잘못하면 되돌릴 수 없고,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 나오기도 한다.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해도 방송을 앞두면 마음 한구석에 긴장감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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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바오로 사도의 고백이 그래서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사실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나는 약했으며, 두렵고 또 무척 떨렸습니다.”
위대한 사도 바오로도 두려워했고 떨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약함을 감추거나 강한 사람처럼 보이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말한다.
“뛰어난 말이나 지혜로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려고 가지 않았습니다.”
코린토는 당시 지식과 웅변을 중요하게 여기던 도시였고,
사람들 앞에서 논리적으로 말하고 상대를 설득하는 능력이 높이 평가되었다.
그런 곳에서 복음을 전하려면 바오로 자신도 학식과 말솜씨를 보여 주고 싶었을 법하다.
그러나 그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바오로가 자신의 능력을 부정한 것은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능력이 복음보다 앞에 서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 말씀을 읽으면서 가르치는 사람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강의를 잘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지식도 있어야 하고, 설명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좋은 자료를 만들고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기술도 중요하다.
그러나 오랫동안 강의를 하다 보면 한 가지를 깨닫게 된다.
내가 열심히 설명했다고 해서 반드시 상대방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화려한 자료보다 진심을 담아 건넨 한마디를 학생이 오래 기억하기도 한다.
많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 준
태도 하나가 더 깊은 영향을 남기기도 한다. 그래서 바오로는 말한다.
“나의 말과 나의 복음 선포는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잘하려고 할수록
모든 것을 자신의 능력으로 해내려는 유혹에 빠진다.
더 많이 알아야 하고, 더 잘 말해야 하며, 실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무엇을 전할 것인가’보다
‘내가 어떻게 보일 것인가’가 더 중요해질 수도 있다.
신앙생활에서도 기도를 유창하게 해야 하느님께서 더 잘 들어 주시는 것은 아니다.
성경을 많이 알아야만 깊은 믿음을 가진 것도 아니다.
때로는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아 그저 “주님, 도와주십시오.” 라고 드리는 짧은 기도가 가장 진실한 기도일 수 있다.
오늘 바오로의 말씀은 나에게 완벽해진 뒤에 시작하라고 하지 않는다.
두려움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라고도 하지 않는다.
바오로 자신도 약했고, 두려웠으며, 떨리는 상태에서 복음을 전했다.
그가 믿었던 것은 자신의 완벽함이 아니라
자신을 통하여 일하시는 하느님의 힘이었다.
살다 보면 ‘이제는 내가 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일이 조금씩 많아진다.
예전보다 기억도 더디고 체력도 떨어지며
새로운 것을 따라가는 것이 벅차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완벽한 사람만을 통해 일하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부족함을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한계를 아는 사람은 하느님의 도움을 청할 줄 안다.
그러므로 중요한 일을 앞두고 마음이 떨릴 때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겠다.
떨린다는 것은 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할 때보다 부족함을 인정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를 하느님께 맡길 때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TV 생방송을 앞두고 떨리는 것도, 많은 사람 앞에서 강의를 하며 긴장하는 것도
어쩌면 내가 부족하다는 증거만은 아니다.
맡겨진 일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표시일 수도 있다.
오늘 바오로의 고백을 마음에 담아 본다.
“나는 약했으며, 두렵고 또 무척 떨렸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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