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제1 독서 말씀}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는 것 : 예레미아 (20,7-9)
제임스
2026-08-29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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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살아오면서 몇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그만해야겠다.’
열심히 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오히려 오해를 받거나 비난을 받으니 말이다.
좋은 뜻으로 시작했는데 돌아오는 것이 고마움이 아니라
불평과 비난이라면 마음이 지친다.
“내가 무엇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나.”
예레미야도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지만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비웃고 조롱했다. 마침내 예레미야는 하느님께 원망하듯 말한다.
“주님, 당신께서 저를 꾀시어 저는 그 꾐에 넘어갔습니다.”
예레미야는 자신의 힘든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하느님께 순종했더니 행복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통이 찾아왔다고 솔직하게 하소연한다. 그래서 결심한다.
“그분을 기억하지 않고 더 이상 그분의 이름으로 말하지 않으리라.”
이제 예언자의 일을 그만두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뼛속에 가두어 둔 주님 말씀이 심장 속에서 불처럼 타오르니
제가 그것을 간직하기에 지쳐 더 이상 견뎌 내지 못하겠습니다.”
.
사람에게는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으면서도 이상하게 그만둘 수 없는 일이 있다.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계속하게 되는 일이다.
때로는 그것 때문에 힘들고 귀찮으면서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마음이 불편하다.
그것을 우리는 ‘소명’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직업과 소명은 조금 다르다.
직업에는 정년이 있지만 소명에는 반드시 정년이 있는 것은 아니다.
교단에서 물러나도 누군가에게 자신이 배운 것을 전해 주고 싶고,
연구 현장을 떠나도 새로운 지식을 접하면 궁금해진다.
오랫동안 해 온 일이 단순한 직업을 넘어 삶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에서도 기도가 언제나 즐거운 것은 아니다.
미사에 가는 것이 귀찮을 때도 있고, 봉사하다가 마음의 상처를 받을 때도 있다.
“이제 그만하자.”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다시 성당을 찾고, 다시 기도하고, 다시 누군가에게 손을 내민다.
마음속에 아직 꺼지지 않은 작은 불씨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불은 밖에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숯불도 겉으로는 재만 남은 것처럼 보이지만
살짝 헤쳐 보면 안쪽에 붉은 불씨가 살아 있다.
바람을 조금 불어 주면 다시 불꽃이 일어난다.
.
우리의 신앙도 그럴 때가 있다.
열정이 사라졌다고 생각하고, 기도도 예전 같지 않으며,
하느님께 대한 마음도 식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닐 수 있다.
누군가의 아픔을 보고 마음이 움직이고,
성경 말씀 한 구절이 오래 마음에 남으며,
어려운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면 아직 그 안에 불씨가 남아 있는 것이다.
예레미야에게 그 불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다. “주님의 말씀”이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가 아닐지도 모른다.
하느님께서 내 안에 어떤 불을 남겨 놓으셨는지를 발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내 안에서 아직 꺼지지 않고 있는 불은 과연 무엇인가?
누군가를 가르치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다.
가족을 돌보는 일, 글을 쓰는 일, 기도하는 일,
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나누는 일일 수도 있다.
때로는 그것 때문에 힘들어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다시 하게 된다면, 어쩌면 그 안에 하느님께서 맡겨 주신
나만의 몫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예레미야는 지쳐 있었다. 그러나 그의 가슴속 불은 꺼지지 않았다.
“그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네가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이냐?”
그것이 어쩌면 하느님께서 내 삶에 심어 놓으신 작은 불씨일 것이다.
나이가 들어 많은 것을 내려놓게 되더라도 그 불씨 하나만은 잘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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