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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독서 말씀] 허물보다 먼저 좋은 것을 바라보는 눈 ; 코린토1서 (1,1-9)

제임스
2026-08-26 19:26 20 0

본문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유난히 손이 많이 가는 학생이 있다.
수업에 자주 늦고 과제를 제때 내지 않으며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몇 번 주의를 주어도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 학생을 바라보면 한 순간 그 아이의 모든 것이 문제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모습도 있다.
친구가 어려울 때 먼저 도와주기도 하고,
실험실의 궂은일을 말없이 하기도 한다.
공부는 조금 부족해도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는 장점이 있다.
그 장점 하나를 발견하면 학생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
.
오늘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
코린토 교회는 결코 모범적인 공동체만은 아니었다.
신자들 사이에 분열과 다툼이 있었고, 서로 자신이 더 낫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바오로는 앞으로 편지를 통해 그들의 여러 잘못을 엄하게 지적한다.
그런데 편지의 첫머리는 뜻밖에도 감사로 시작한다.
여러분을 두고 늘 나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바오로는 그들의 허물을 모르지 않았다.
다만 허물보다 먼저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은총을 바라보았다.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어느 모로나 풍요로워졌습니다.”
이 말씀을 읽으며 사람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오히려 단점이 더 잘 보인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부부 사이에서도 상대방이 잘해 준 수많은 일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습관 하나가 더 크게 보일 때가 있다.
.
친구나 동료에게도 마찬가지다.
칭찬할 일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잘못한 일은 오래 기억한다.
어쩌면 인간관계가 힘들어지는 것은 상대방에게 단점이 많아서라기보다
내가 어느 쪽을 더 오래 바라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식품을 평가할 때도 한 가지 특성만으로 전체를 판단하지 않는다.
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맛과 조직감이 좋을 수 있고,
외관은 평범하지만 영양적 가치가 뛰어날 수도 있다.
여러 특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그 식품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
사람은 더욱 그렇다.
한 번의 실수나 한 가지 단점만으로 한 사람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다.
오늘 바오로의 태도에서 또 하나 마음에 와닿는 것은
사람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는다는 점이다.
“그분께서는 또한 여러분을 끝까지 굳세게 하실 것입니다.”
바오로는 ‘너희가 노력하면 완벽해질 것이다.라고 하지 않는다.
하느님께서 끝까지 함께하시며 그들을 변화시키실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사람에게 너무 빨리 결론을 내릴 때가 있다.
그 사람은 원래 그래.” 또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 바뀌지 않아.”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렇게 쉽게 결론을 내리지 않으시는 것 같다.
오늘의 부족한 모습 속에서도 내일의 가능성을 보고 계신다.
.
그리고 바오로는 그 믿음의 근거를 마지막에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사람이 완벽해서 희망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성실하시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은 가까운 사람 한 명을 떠올려 보고 싶다.
그 사람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점보다
내가 그에게서 받은 좋은 것 하나를 먼저 기억해 보면 어떨까.
그리고 가능하다면 마음속으로라도 말해 보고 싶다.
‘당신에게 이런 좋은 점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신앙은 사람의 허물을 못 본 척하는 것이 아니다.
허물을 보면서도 그 사람 안에 하느님께서 심어 놓으신 좋은 것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다.
바오로가 문제가 많았던 코린토 신자들을 향해서도
먼저 감사할 수 있었던 것처럼, 나도 오늘 누군가의 부족함보다
좋은 점 하나를 먼저 바라보는 하루를 살아보고 싶다.
끊임없는 지적보다 “나는 아직 당신 안의 좋은 것을 보고 있습니다.”라는 믿음의 시선​이 필요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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