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독서말씀] 헛되이 돌아오지 않는 말씀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내일의 독서말씀] 헛되이 돌아오지 않는 말씀

제임스
2026-07-11 22:53 28 0

본문


이사야서 55장은 하느님 말씀이 얼마나 살아 있고
힘이 있는지를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에 빗대어 설명한다.

주님께서는 먼저 우리에게 익숙한 자연의 원리를 말씀하신다.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땅을 적시어 싹이 돋아나게 한다."

비는 내리는 즉시 열매를 맺지 않는다.
땅속으로 스며들어 메마른 흙을 적시고, 씨앗을 깨우며, 

시간이 흐른 뒤 싹을 틔우고 마침내 곡식을 맺게 한다.
사람의 눈에는 아무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여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생명이 자라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바로 그 모습을 당신의 말씀에 비유하신다.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는 말씀을 읽고도 아무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성경을 읽고 미사를 드려도 어제와 같은 삶을 사는 것 같고, 

기도해도 아무 응답이 없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은 씨앗처럼 마음속에 머물며 조금씩 사람을 변화시킨다.

어느 날 갑자기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고, 삶을 바꾸어 간다.


실생활에서도 이런 모습을 자주 본다.

한 어머니는 사춘기 아들에게 늘 정직과 배려를 가르쳤지만,
아이는 듣는 둥 마는 둥했다.
어머니는 '내 말이 아무 소용이 없구나.' 하고 낙심하기도 했다.

그런데 몇 년 뒤, 그 아들이 직장 생활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하신 말씀이 그때는 잔소리인 줄만 알았는데,
이제야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알겠습니다."

그 말은 잊힌 것이 아니었다. 

씨앗처럼 마음속에 남아 있다가 때가 되어 열매를 맺은 것이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오늘 읽은 성경 말씀이 당장 내 삶을 바꾸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어느 날 어려움을 만났을 때 문득 떠오르는 성경 구절 하나가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어린 시절 외웠던 주님의 기도가 평생을 지탱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성경은 꾸준히 읽어야 한다.

말씀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생명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비가 내릴 때 좋은 땅만 적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는 모든 땅에 공평하게 내린다. 

그러나 열매는 땅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하느님의 말씀도 모든 사람에게 선포되지만, 

그 말씀이 얼마나 깊이 뿌리내리는가는 우리 마음의 상태에 달려 있다.

굳어진 마음은 빗물을 흘려보내지만, 

부드러운 흙은 그 물을 받아들여 생명을 키운다.

그래서 우리는 말씀을 읽기 전에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

"주님, 오늘도 제 마음을 좋은 밭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그 기도가 말씀의 씨앗을 자라게 한다.


오늘날은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시대이다. 

인터넷도, 음식도, 정보도 모두 빠르기를 원한다. 

그러나 하느님의 일은 종종 느리게 자라는 나무와 같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뿌리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그래서 신앙은 조급함보다 기다림을 배우는 여정이다.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다.

"내 말은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고야 만다."

이 약속은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준다. 

우리가 자녀를 위해 드리는 기도, 병상에서 드리는 기도, 

공동체를 위한 기도도 결코 헛되지 않다. 

하느님의 시간 안에서 가장 좋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가톨릭출판사 천주교서울대교구 cpbc플러스 갤러리1898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굿뉴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신문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