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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안드레아신부님 기념일] 아이스크림 하나에 담긴 복음

제임스
2026-07-11 07:42 3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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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에서 봉헌한 미사는 그날따라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강론 시간, 신부님께서는 ‘거시기’를 비롯한 정겨운 전라도 사투리로 복음을 풀어 주셨습니다.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그 말투는 오히려 복음을 더 가깝게 느끼게 했고,
웃음 속에서 마음을 여는 힘이 있었습니다.
서울 표준말로만 미사를 보다가 구수한 사투리에 담긴 주님의 말씀이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이 가슴에 스며들었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세상으로 파견하시며
앞으로 다가올 박해와 시련을 숨기지 않으셨습니다.
믿음의 길이 결코 평탄하지 않을 것임을 미리 알려 주셨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약속도 함께 주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희와 함께 있다.”

주님께서는 고난을 없애 주겠다고 하신 것이 아니라,
그 고난의 길을 함께 걸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신앙인의 용기는 바로 그 약속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문득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삶이 떠올랐습니다.
사제 서품을 받고 조국으로 돌아오면 체포와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주저하지 않고 조선 땅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셨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죽음보다 더 큰 사랑을 믿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순교는 피를 흘리는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정직하게 살아가는 일,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을 품는 일,
작은 봉사를 기쁘게 실천하는 일,
신앙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 또한 일상의 순교일 것입니다.

미사를 마치고 성당을 나서는데,
신자들의 손마다 하나같이 아이스크림이 하나씩 들려 있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두 형제분께서 정성껏 준비해 주신 작은 선물이었습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 하나가 더위를 식혀 주었지만,
그보다 더 시원했던 것은 그 안에 담긴 따뜻한 마음이었습니다.
전신자 모두를 생각하며 베푸는 작은 나눔은
공동체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복음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거창한 기적보다 작은 사랑을 더 자주 보여 주셨습니다.
빵을 떼어 나누시고,
목마른 이에게 물을 건네시고,
슬퍼하는 이의 곁을 지켜 주셨습니다.
그날의 아이스크림도 그런 작은 복음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믿음의 길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고난이 있고,
외로움도 있으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찾아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약속이 있고,
성 김대건 신부님처럼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신앙의 선배들이 있기에 우리는 다시 용기를 냅니다.
그리고 그 용기는 거창한 결심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스크림 하나를 기꺼이 나누는 작은 사랑에서
자라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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