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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서 말씀] 구덩이 속으로 던져진 요셉, 그리고 우리의 마음

제임스
14시간 8분전 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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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창세기의 이야기는 구약 성경에서 가장 인간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입니다.
요셉의 형들은 동생을 미워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아버지가 요셉을 더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요셉이 입고 있던 긴 저고리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아버지의 특별한 사랑을 상징하는 표시였습니다.
형들의 눈에는 그것이 사랑의 표식이 아니라 차별의 증거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형들의 마음속에는 조금씩 어두운 감정이 자라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서운함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감정이 마음속에서 오래 머무르면서 시기와 질투, 미움으로 바뀌어 갑니다.
결국 그들은 동생을 죽이려는 음모까지 꾸미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은전 스무 닢에 동생을 팔아넘깁니다.


이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건의 중심에는 요셉이 아니라
형들의 마음이 있습니다. 동생을 미워하는 감정이 마음속에서 자라면서,
결국 그들을 형제에서 가해자로 바꾸어 놓습니다.
성경은 여기서 인간 마음의 위험한 흐름을 보여 줍니다.

죄는 갑자기 시작되지 않습니다.
작은 불편함, 작은 질투, 작은 서운함이 마음속에 쌓이면서
어느 순간 사람을 향한 미움으로 변해 갑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또 하나의 장면이 있습니다.
형들이 요셉을 구덩이에 던져 넣은 뒤 앉아서 빵을 먹는 장면입니다.

방금 동생을 죽이려던 사람들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식사를 합니다.

이 장면은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쉽게 양심을 무디게 만드는지를 보여 줍니다.

죄는 때로 큰 소리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옵니다.

사순절은 바로 이런 마음의 흐름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겉으로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속에도 누군가를 향한 서운함, 질투, 판단, 미움이 조용히 자라나고 있을지 모릅니다.
사순절은 그 마음을 들여다보며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입니다.

내 마음속에도 누군가를 구덩이에 던져 넣고 있지는 않은가.

그 구덩이는 실제 구덩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차가운 말 한마디일 수도 있고,
관심을 끊어 버리는 태도일 수도 있으며,
마음속에서 누군가를 지워 버리는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여기서 이야기를 끝내지 않습니다
.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훗날 요셉은 이집트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고,
결국 굶주림 속에 찾아온 형제들을 용서하게 됩니다.
인간의 미움으로 시작된 이야기를 하느님은 구원의 이야기로 바꾸십니다.

사순절은 바로 그 전환의 시간입니다.
미움에서 용서로,
질투에서 이해로,
닫힌 마음에서 화해로 돌아서는 시간입니다.


요셉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해 주는 핵심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사람의 미움은 누군가를 구덩이에 떨어뜨리지만,
하느님의 사랑은 그 구덩이에서 새로운 길을 시작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순절은 단순히 절제와 금식의 시간이 아닙니다.
우리 마음속에 숨어 있는 미움의 씨앗을 발견하고,
그것을 화해와 용서로 바꾸는 시간입니다.


오늘 우리는 다시 조용히 자신에게 물어 볼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누구를 마음속 구덩이에 두고 있는가.
그리고 동시에 이렇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주님, 제가 누군가를 구덩이에 던지는 사람이 아니라
그를 다시 끌어 올리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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