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복음 말씀] 잔을 마시는 길
본문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계셨다.
그 길은 축제의 길이 아니었다.
사형 선고와 조롱, 채찍과 십자가가 기다리고 있는 길이었다.
그러나 제자들은 아직 그 길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자리를 생각했고,
예수님은 잔을 말씀하셨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그 잔은 권력의 잔이 아니었다.
영광의 잔도 아니었다.
그것은 고통과 순종의 잔이었다.
아버지의 뜻을 끝까지 받아들이는 잔이었다.
제자들의 어머니는 오른쪽과 왼쪽을 청했다.
예수님은 깊이를 말씀하셨다.
사람은 자리를 묻고, 하느님은 방향을 묻는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은 세상의 방식과는 반대였다.
세상은 군림하고, 높아지려 하고,
앞자리를 원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높아지려는 이는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첫째가 되려는 이는 종이 되어야 한다.
하늘 나라는 자리의 질서가 아니라
사랑의 질서로 세워진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은 당신의 사명을 밝히신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
이 한 문장은 복음 전체의 심장이다.
하느님의 아들이 몸값이 되어 오셨다.
섬김은 감정이 아니다.
섬김은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일이다.
십자가는 패배가 아니라 섬김의 완성이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은 영광으로 직행하는 길이 아니었다.
죽음을 통과하는 길이었다.
그러나 그 길 끝에는 부활이 있었다.
섬김은 사라지지 않는다.
자기를 내어준 사랑은 결코 헛되지 않는다.
이 본문은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자리를 원하는가,
아니면 잔을 마실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나는 높아지려 하는가,
아니면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낮아질 수 있는가.
예수님은 길을 먼저 가셨다.
그 길은 위로 올라가는 길이었지만,
실은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그 길 위에서 섬김은 왕관이 되었고,
십자가는 영광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도 그 잔의 의미를 묵상하며
조용히 그 뒤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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