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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의 미사, 세상 속의 복음― Ite, missa est / Deo gratias ―

제임스
2025-10-19 14:00 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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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안에 울려 퍼지는 마지막 인사,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이에 신자들이 한목소리로 대답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단순한 끝맺음의 인사 같지만,
이 짧은 교환 속에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 모두 담겨 있다.

 “Ite, missa est” ― 가라, 파견되었다

라틴어 ite 는 ‘가라’, missa est 는 ‘보내심을 받았다’는 뜻이다.
따라서 문자 그대로는 “가라, 너희는 파견되었다.”
이 말이야말로 미사의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낸다.

미사는 단순한 종결이 아니라 파견이다.
미사 중 고백의 기도와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를 통해
우리는 마음을 정화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십자가 위에서 당신 자신을 제물로 봉헌하신 그리스도를 기억한다.
그리고 성체성사를 통해 새롭게 된 우리는
이제 세상 속으로 보냄을 받는다.

따라서 우리가 나서는 성당의 문턱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성당 안에서 받은 은총은
가정과 일터, 사회 속으로 흘러가야 비로소 완성된다.

그리스도인은 세상 안에서 복음을 ‘살아내는 존재’로 부름받은 사람이다.
“가거라!” 그 한마디는 마치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전하여라”(마르 16,15)
하신 말씀을 오늘의 우리에게 새롭게 들려주는 외침이다.

 “Deo gratias” ― 하느님께 감사를


Deo 는 ‘하느님께’, gratias 는 ‘감사를’ 뜻한다.
즉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라는 뜻이다.

이는 단순히 예의 바른 응답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시고 보내신다”는 사실에 대한
기쁨의 고백이다.

감사는 믿음의 또 다른 이름이다.
고난 중에도 감사할 수 있는 것은
그분이 여전히 나와 함께 계심을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자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두려움이 아니라 감사로 내딛는다.


 세상 속의 미사, 살아 있는 성체

미사 안에서 받은 성체는
단지 성당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의 몸을 모신 우리는 이제
세상 속에서 살아 있는 성체가 되어야 한다.

가정에서의 친절, 일터에서의 정직,
이웃에 대한 배려와 용서가 바로 복음의 실천이 된다.
missa est 는 “이제 너희가 복음의 표징이 되어라”는
하느님의 파견 명령이기도 하다.

성당 안의 기도가
세상 속의 사랑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미사는 완성된다.



우리는 종종 “미사가 끝났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때부터 진정한 미사가 시작된다.
성당 밖의 세상,
그곳이야말로 신앙의 현장이며 복음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Ite, missa est
“이제 너희의 미사를 세상에서 계속하라”는 초대이며,
Deo gratias
“그 부르심에 기쁘게 응답하겠습니다”라는 신앙의 고백이다.

짧은 라틴어 두 구절 속에,
하느님과 인간, 미사와 삶, 은총과 실천이
한 줄의 강처럼 이어져 흐른다.

“가라, 파견되었다.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그 한마디 안에서,
우리의 신앙은 오늘도 새롭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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